iOS 14 베타버전을 적용한 모습. 화면 상단의 위젯이 배치된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다. /사진=박흥순 기자
iOS 14 베타버전을 적용한 모습. 화면 상단의 위젯이 배치된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다. /사진=박흥순 기자
애플이 지난 23일 ‘세계개발자대회’(WWDC20)를 열고 아이폰의 운영체제(OS) iOS 14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iOS 14는 ▲위젯 ▲앱 보관함 ▲화면 속 화면(PIP) ▲뒷면 탭 ▲소리감지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면서 아이폰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불러왔다.

기자는 애플이 공개한 iOS 14 베타버전을 휴대폰에 설치하고 정식버전이 등장하기 전, 앞서 기능을 체험해봤다. iOS 14는 iOS 13과 어떤 점이 발전했으며 새로 탑재된 기능은 실제 사용했을 때 얼마나 편리함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베타버전인 만큼 카카오톡, 유튜브 등 서드파티(제조사 이외의 기업) 앱과의 호환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안정화 만큼은 역대 iOS 베타버전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싹 바뀐 ‘아이폰 얼굴’

iOS 14 베타버전은 약 4GB(기가바이트)의 저장공간을 필요로 했다. 다운로드부터 휴대폰에 설치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남짓.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이폰에 iOS 14가 설치된 뒤 가장 먼저 살핀 기능은 역시 ‘위젯’이었다. 아이폰은 그동안 홈화면에 앱 아이콘과 폴더만을 표시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한해 불편함을 유발했다. 위젯은 기존처럼 홈화면 맨 왼쪽으로 화면을 쓸어넘기거나 홈화면에 직접 배치해 확인하는 기능으로 구현됐다.

홈화면 오른쪽의 앱 보관함. 다운 받은 앱을 카테고리별로 자동정렬할 수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홈화면 오른쪽의 앱 보관함. 다운 받은 앱을 카테고리별로 자동정렬할 수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홈화면에는 날씨, 달력 등 기본 위젯만을 두고 나머지는 모두 앱으로 채웠다. 홈화면의 위젯은 엄청난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다. 다만 날씨와 일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체계적인 일정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앱 보관함은 홈화면의 오른쪽 끝으로 이동하면 나타난다. 앱 보관함은 제한, 최근 추가된 항목, 소셜, 생산성, 창의력, 엔터테인먼트 등의 카테고리로 앱을 자동분류했으며 앱을 검색하고 정렬하는 기능을 제공해 홈화면을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도움을 줬다. 홈화면을 길게 누른 뒤 하단의 페이지 표시 부분을 누르면 앱이 배치된 홈화면을 배치하거나 항목을 숨기는 것도 가능해 훨씬 간단하게 스마트폰을 정리할 수 있었다.


뒷면 탭·소리감지 ‘깜짝’

iOS 14에 적용된 각종 기능. ‘화면 속 화면’(왼쪽), ‘번역’ 앱(가운데), ‘에어팟 연결 알람’(오른쪽). /사진=박흥순 기자
iOS 14에 적용된 각종 기능. ‘화면 속 화면’(왼쪽), ‘번역’ 앱(가운데), ‘에어팟 연결 알람’(오른쪽). /사진=박흥순 기자
화면 속 화면 기능은 영상을 보면서 다른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영상을 보면서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었고 영상 속 각종 정보를 살필 수 있었다. 다만 아직은 베타버전인 만큼 사파리에서 재생되는 영상에 한해 PIP기능이 적용됐다. 이를테면 유튜브 앱에서 재생된 영상은 PIP 기능이 적용되지 않지만 사파리에서 재생된 영상은 PIP기능이 적용됐다. 서드파티 앱에서 PIP 기능 구현은 정식 iOS 14 출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가 가장 놀란 부분은 ‘뒷면 탭’ 기능이다. 설정 메뉴의 손쉬운 사용 탭에 위치한 이 기능은 기기의 뒷면을 두번, 세번 두드리는 것으로 저장된 동작을 실행했다. 기자는 두번 탭했을 때 ‘사파리 앱으로 네이버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을 설정했고 세번 탭하는 것으로 ‘스크린샷 촬영’ 기능을 저장했다. 이 기능은 반응속도가 아주 빠른 수준은 아니었지만 정확도는 상당히 높았다. 아이폰은 두번 탭과 세번 탭을 헷갈리지 않았고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동작했다.

iOS 14에 적용된 ‘소리인식’ 기능(왼쪽)과 ‘뒷면 탭’ 설정화면(오른쪽). /사진=박흥순 기자
iOS 14에 적용된 ‘소리인식’ 기능(왼쪽)과 ‘뒷면 탭’ 설정화면(오른쪽). /사진=박흥순 기자
청각 장애를 지닌 사용자을 위한 ‘소리 감지’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소리 감지 기능은 강아지, 고양이, 자동차 경적소리, 노크소리, 아기 울음소리, 고함소리 등 아이폰이 특정 소리를 감지하면 사용자에게 글씨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새로 도입된 번역앱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번역성능을 보였다. 아이폰이 사용자의 음성을 자동으로 인식해 번역하는 것은 물론 직접 텍스트로 문자를 입력해 번역하는 기능도 제공했다. 이 가운데 직접 텍스트를 입력하는 방식은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뛰어난 번역 수준을 보였지만 음성인식으로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연결이 필수다.


다만 앱 클립과 카키(Carkeys) 기능은 제대로 테스트할 수 없었다. 앱클립 기능은 아직 제대로된 서비스를 구현하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으며 카키는 BMW 자동차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