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가전제품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영상을 주로 참고한다는 말에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접한 주관적인 느낌을 지인에게 묘사해주는 듯한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사실 이름이 한 몫 톡톡히 했습니다. 사용기나 체험기가 궁금한 제품이 있으시면 언제든 하단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B&O, 뱅앤올룹슨.

음향기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사양과 북유럽 감성의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상당한 가격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B&O는 지난해 11월 브랜드 최초의 사운드바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제품 이름은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하지만 고가의 제품이어서인지 혹은 '사운드 바'라는 오디오 시스템 자체가 아직 보편화하지 않아서인지, 이 제품에 대한 사용기는 많이 없는 편이다.

다음은 뱅앤올룹슨의 첫 사운드바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직사각형 모양(길이 110cm, 두께 7.7cm, 무게 8kg)의 프레임에 패브릭 커버로 전면을 감싼 디자인으로 북유럽 특유의 심플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사운드바로 최대 550W의 강력한 출력에 돌비 애트모스 입체 음향 기술을 더해 완벽한 시청각 경험을 선사한다. 2019.1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직사각형 모양(길이 110cm, 두께 7.7cm, 무게 8kg)의 프레임에 패브릭 커버로 전면을 감싼 디자인으로 북유럽 특유의 심플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사운드바로 최대 550W의 강력한 출력에 돌비 애트모스 입체 음향 기술을 더해 완벽한 시청각 경험을 선사한다. 2019.1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고급스러운 첫인상…너 비싼 아이구나

제품 포장을 뜯고 나서 처음 느낀 인상은 '아름답다'였다. 단순한 '예쁘다'를 넘어서 고급제품 특유의 심플함과 유려한 디자인은 뱅앤올룹슨이란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다시 심어줬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전체적으로 얇고 긴 직육면체의 형태를 하고 있다. 가로는1108㎜, 세로 178㎜, 두께 77㎜이며 무게는 8㎏다.


리뷰에 사용해본 제품은 2월에 출시한 콘트라스트 컬렉션 중 하나인 '앤트러사이트' 모델로 회색의 패브릭 소재와 매트한 느낌의 검회색 알루미늄이 B&O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었다.

설치하는 방법은 단순했지만, 종이로 된 설명서가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앱스토어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하면 친절하게 설치부터 상세 설정을 하도록 도와줬지만, 이 또한 앱을 다운받는 게 익숙한 세대에게 '친절한 접근'이라고 생각됐다.

제품은 벽걸이형으로 혹은 눕혀서 사용하는 두 가지 형태로 설치할 수 있고, 필자는 눕혀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2주간 이용했다. 벽걸이 형과 선반 형을 선택하면 특색이 바뀐다고 하니 직접 변화를 체험해보고 선호하는 음색을 고르면 좋을 듯 싶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포장과 구성품. 구성품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군더더기나 쓰레기가 안나온다 2020.07.26/뉴스1 © 뉴스1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포장과 구성품. 구성품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군더더기나 쓰레기가 안나온다 2020.07.26/뉴스1 © 뉴스1

◇장점. 디자인만 예쁜 게 아니었다…공간감과 깔끔한 음색

베오사운드 스테이지는 하나의 직사각형에 크게 좌우와 센터 스피커가 자리 잡고 있는 3채널의 형태다.

이 제품은 50W 앰프 11개로 전체 550W의 출력을 내며 그 중 내장 우퍼는 4개로 총 200W의 출력을 갖는다. 또 양쪽에는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가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외부 우퍼나 후면 스피커가 따로 있지 않은 형태 임에도 저음이나 공간감을 표현하는데 아쉬움은 없었다.

이런 공간감 혹은 입체감, 정위도는 일반적인 TV의 콘텐츠를 보는 데서도 느껴졌다.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깔리는 BGM이나 배경소리들과 대화하는 패널들이 목소리가 확실히 구분돼서 들려 훨씬 풍부한 청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음색은 개인적으로 플랫했다. 기존 뱅앤올룹슨 하면 떠올리는 음색 특징은 중고역대를 강조한 '청량함', '시원한', '차가운'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도 있었다. 저역대나 중고역대 어느 쪽이 과하게 강조된 느낌은 아니어서 부담감이 없었다.

영화같이 풍성한 음이 있는 콘텐츠를 보면 내장 스피커를 이용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고,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음악을 재생할 때도 깔끔한 중고역대로 보컬의 음색과 과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저음역대를 고루 느낄 수 있었다.

또 설치 시 다운받게 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콘텐츠에 따라 최적화된 청취모드 5개 ΔTV ΔMusic ΔMovie ΔNight Listening ΔNone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각 이퀄라이저 값마다의 차이가 커서 비전문가인 필자도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정도였다.

덧붙이자면 TV 전원을 껐을 때 제품이 대기모드로 돌아가는데 이때 화이트노이즈도 발생하지 않았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설치와 이용을 도와주는 공식 앱. 설치 가이드 동영상, 설치 형태, 사용 형태를 설정할 수 있다. 2020.07.26/뉴스1 © 뉴스1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설치와 이용을 도와주는 공식 앱. 설치 가이드 동영상, 설치 형태, 사용 형태를 설정할 수 있다. 2020.07.26/뉴스1 © 뉴스1

◇단점. 너무 심플한 설명과 연결방식

세상에 장점만 있는 것은 없다. 베오사운드 스테이지 또한 만족스러운 음감 제품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설치 방식이나 TV와의 연결, 그리고 일상의 사용경험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설치 방식은 앞서 말했듯 애플리케이션을 따라 설치를 해야 한다. 종이 설명서는 없다. 이는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상당한 벽이 될 수 있다.

또 TV와의 연결은 HDMI-ARC(Audio Return Channel)를 통해야 한다. ARC를 지원하지 않는 TV나 게임 콘솔 혹은 컴퓨터와의 연결은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이와 함께 TV를 켜자마자 바로 동기화되지 않고 2초 정도의 지연이 있다는 점도 사용자 개별 취향에 따라서는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5일 정도를 계속 TV에 연결해서 사용하면 소리가 중간중간 끊어지는 현상도 있었다.

리모컨이 별매인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TV와 연결하면 TV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지만 외부 입력이기 때문에 볼륨이 수치로 표현되지 않고 막대그래프 형태로 표현된다. 제품 자체에 있는 버튼을 사용할 수 있지만, 벽걸이형과 선반형으로 사용할 때 볼륨버튼의 위치가 바뀌어서 볼륨업과 볼륨다운 버튼의 위치가 직관을 벗어난 형태가 된다.

벽걸이형일 때는 제품의 왼편에 놓여 ^ 모양이 볼륨을 키우는 버튼이 되지만 선반형으로 사용하면 버튼들이 오른편에 놓이면서 ^ 모양이 볼륨을 낮추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는 이전 곡과 다음 곡 재생버튼에서도 마찬가지의 불편함을 초래한다.

먼지가 많은 요즘 선반형태로 사용하면 직물 형태의 전면부에 먼지가 쌓일 수 있다는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가성비 NO 가심비 YES

이 제품은 모델에 따라 190만원과 290만원의 가격대다. 일반 가정에서 쉽게 구매를 결정할 가격은 아니다.

그럼에도 디자인을 보면 '사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외관을 갖췄으며 청취를 해보면 그 마음은 더 커지는 제품임에는 확실하다.

조금 더 싼 대체품을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지만 대체품에서는 느끼지 못할 아우라와 감성을 가진 '베오사운드 스테이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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