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차전지 분리막 제조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한국거래소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차전지 분리막 제조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공모주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 진입)은 커녕 '따하'(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후 하한가)에 가까운 주가로 장을 마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이날 시초가 대비 5만5500원(26.43%)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9시 장 개장과 함께 거래를 시작한 SKIET는 시초가 21만원에 상장했다.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두배에 달한 것이다. 이후 22만2500원까지 가격이 오르며 6%에 가깝게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장 개장 직후 따상에 진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날 SKIET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11조154억원으로 코스피 36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SKIET는 청약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인 81조원을 끌어모으며 올해 최대어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계좌별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청약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와 같은 시장 기대와 달리 SKIET는 상장 첫날 하한가에 가까운 가격에 장을 마쳤다. '공모주는 무조건 따상'이라는 기대감에 SKIET에 올라탄 개인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이날 개인투자자가 쓸어담은 주식은 3531억원어치다. 

한 개인투자자는 "이런 대어급 공모주는 사기만 하면 무조건 따상이라길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했다"며 "상장 직후 주가가 좀 오르는 가 싶더니 결국 상장 첫날 하한가에 가까운 마감을 했다"며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SKIET의 영업이익이 급성장하는 등을 근거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IET에 대한 적정 주가로 10만원 중후반대를 제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8만원, 하나금융투자는 14만8000원 등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분리막 수요 규모는 2020년 41억㎡, 2021년 55억㎡, 2022년 82억㎡ 등으로 앞으로 5년간 3.9배 성장이 예상된다"며 "SKIET도 글로벌 시장 15% 이상을 목표로 공격적인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는 2025년까지 케파(생산량) 확장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2.9배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상장 후 주가는 오버슈팅 과정을 지나 3~6개월 후부터 적정가치에 수렴할 전망이며 적정 주가 범위는 10~16만원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