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후판 조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후판 조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철광석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재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조선·자동차·건설업계 등은 자재비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칭다오항(CFR, 운임포함인도) 철광석 가격은 톤당 230.56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18.31달러(8.63%), 연초보다는 65.27달러(39.49%)나 상승했다. 지난 6일 201.88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5월11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88.61달러에 불과했으나 1년 새 160.2%나 급증했다. 이 같은 가격 강세는 세계 각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건설·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자동차 수요증가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철광석 가격이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진하면서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11일부터 1년간 톤당 철광석 가격 변화.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지난해 5월11일부터 1년간 톤당 철광석 가격 변화.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가 18억700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전망 대비 1.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세계 철광석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브라질 발레(Vale), 호주 리오틴토(Rio Tinto), BHP 등 3사의 1분기 공급량은 지난 분기 대비 하락하거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에 더해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호주의 갈등도 철광석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은 "중국과 호주 간 경제 대화가 무기한 중단되면서 중국의 제철소들이 호주산 철광석을 사재기해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철광석 수입의 60%를 호주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국가개발위원회는 호주 정부와 전략 경제 대화를 중단한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호주의 빅토리아주가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 사업을 전면 취소하는 등 대중국 압박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폭등은 후판과 강판 등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조선·자동차·건설 등 주요 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에 정부와 철강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철강협회를 비롯한 포스코·현대제철 등 협회 회원사들과 함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오는 13일에는 조선·기계·기자재 등 관련 단체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조선용 후판 가격이 약 60%나 올랐다"면서 "철광석 가격 상승과 선박 수주 증가로 톤당 10만원 인상에 합의했지만 또다시 가격이 인상된다면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