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송영길 "세종의사당, 野 협조 안하면 단독 통과시킬 것"
"수백개 법안 중 한두 개 단독 처리를 입법독재라 매도 억울해"
"이준석 입장 이해돼…윤석열, 항상 반대로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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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8.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이훈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운영위에서 계류 중인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관련 법안에 대해 야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협력을 위해 우리는 법사위까지 양보했다. 통과되는 수백 개의 법안 중 한두 개를 단독 처리하는 것으로 '입법독재'라고 매도하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의 자가격리로 촉발된 경선 일정 연기론에 대해 "방역이나 기술력으로 돌파해야지, 이것 때문에 계속 연기하면 그 논리로는 대선도 못 치른다"면서 "경선은 가능하면 연기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얼마전 취임 100일을 맞았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
▶매번 고비가 많았는데, 첫 고비는 (지난 5월) 5개 부처 장관 인사청문회 국면이었다. 청와대와 큰 갈등을 안 빚으면서도 당내 의견을 잘 수렴해 해수부장관 후보자 한 사람 낙마로 잘 타협돼 서로의 상처를 남기지 않고 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 관련 의원 탈당문제, 종부세·양도세 완화 관련 법률 문제, 경선 시기 조정 문제 등 매번 정도를 지키려 노력했고, 의원들도 수긍해줬다. 아마 역대 대표들 중 의원총회 등을 통해 가장 토론을 많이 해서가 아닐까 싶다.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일 아쉬운 건 부동산 관련 부분. 공급 대책이라는 게 워낙 시간이 걸려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와 박원순 서울시장 때부터 공급이 준비됐어야 지금 공급이 실현될 수 있었는데, 그게 안 돼서 우리 정부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여당의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를 두고 야당과 언론단체 반대가 심하다.
▶단독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게, 동의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겠나. 언론의 자유든 모든 기본권의 자유는 다 한계가 있는 것이다. 다만, 최순실 사건처럼 권력에 대한 견제를 못 하게 한다는 지적이 있어서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간부들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서 제외시켰고, 입증책임 문제도 피해 주장자가 입증하게 했다. '남용될 것이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법원에 의해 균형 있게 통제될 거라 보며, 허위 사실에 대한 정의는 수 없는 대법원 판례에 의해 축적되고 있다. 또, 허위라 할지라도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 있으면 위법성을 조각해서 무죄로 인정해주는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가 있다. 이 법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 야당과 협조가 필요할 텐데.
▶모든 분야에서 협조할 수는 없지만 야당과의 협력을 위해 우리는 법사위까지 양보했다. 통과되는 수백 개의 법안 중 한두 개를 단독 처리하는 것으로 '입법독재'라고 매도하는 것이 억울하다. 대부분의 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100% 합의가 가능하겠나. 그래서 최후의 순간엔 다수결로 표결을 하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 지지자들은 '170석을 넘게 줬는데 왜 제대로 못 하냐'고 아우성이다.
세종의사당 관련 법안도 (협조를) 안 하면 단독으로 통과시킬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말로는 반대 안 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도와주지 않는다.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고, 예산까지 있는데, 이런 건 결단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 균열 커지는 모습인데
▶남의 당에 대해서 말하기 좀 그렇지만, 같은 당대표의 입장에서 이 대표의 입장이 좀 더 이해가 간다. 당에 입당했으면, 당대표 또는 지도부의 결정에 승복하는 게 당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총장일 때만 빼고, 그렇지 않을 땐 항상 좀 반대로 '튀었다'. 정당 활동을 안 해봐서 그런지 모르지만,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 보인다.
우리당 대선 후보 여섯 분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과 함께 정치해 온 분들이 대부분이고, 공동의 가치와 경험을 공유해 동질성이 훨씬 강한 반면, 야당 후보들은 워낙 동질성이 없다. 출신도 다 다르고, 함께 공동의 가치를 갖고 정치를 해온 게 아니라 오로지 반(反)문 정권교체만 얘기한다. 어떤 대한민국과 어떤 정부를 만들겠다는 데 대해선 천차만별이면서 '일단 정권을 뺏고 보자. 전리품을 나누는 건 다음에 생각해보자'고 한다. 이런 이해 타산적인 '외인구단'의 모습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야당의 과제다.
-관련해서 최근 '이준석 리더십'에 대한 잡음이 나오는 상황인데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압도적으로 당선 시킨 취지가 있지 않겠나. 당대표 주위 사람들이 당원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승복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떤 조직이든, 팔로워가 없으면 리더십이 생겨나지 않는다. 야당 일각에서 나오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얘기에 대해서 아니라고 진화를 다 하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비위에 안 맞는다고 비대위 얘기를 하는 건 일종의 전당대회 불복 논의다. 민주주의는 민주적으로 결정된 체제에 대해 승복을 전제하는 것 아니겠나. 야당이 잘 극복하길 바란다.
-코로나19 유행 상황 여전히 심각한데, 지역 경선은 예정대로 시작하나.
▶경선은 가능하면 연기해선 안 된다. '위드(with) 코로나'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 코로나가 유행한다면 방역이나 기술력으로 돌파해야지 그걸 이유로 계속 연기한다면 결국 대선도 못 치르는 것이다. 야당에 비해 후보 선출이 한 달 정도 빠른 것의 장점이 있다.
우선 후보들은 경선 당선이 일단 목표기 때문에 열성 지지자들에게 호소해야 하고, 그들과 배치되는 공약을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도를 향한 목소리나 확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고, 전체를 통합하는 공약이나 리더십 발휘가 쉽지 않지 않나.
또, 당내 경선이 길어지면, 내부 검증이라고 하지만 치열하게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시너지가 나오기보단 상호 싸움이 되는 기간이 길어져 좋지 않다. 한 달이라도 빨리 결정돼야 상처가 아무는 시간이 생긴다.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서로 만나 양금도 풀고 하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어설픈 공약을 (후보가 확정되면) 좀 더 탄탄하게 정비해야 한다. 경선후보는 아무래도 공식 후보 아니라 한계가 있는데, 집권여당의 후보가 되면 농민, 종교, 노동 단체 등을 만나며 공약에 반영해줄 수 있고, 그걸 한 달 일찍 하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장점이다.
-취임 후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내로남불' 프레임을 혁파했는데, 최근 정경심 교수 판결 후 대권주자들이 이를 언급하며 '조국의 강'을 다시 돌아 건너는 거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그래서 빨리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경선 과정에선 아무래도 후보들이 (지지자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법원 판결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더군다나 집권여당은 법원에서 판결 난 것에 대해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항소심은 사실심으로는 끝난 것이다. 법원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대해 존중할 수밖에 없다. 물론 과연 (정경심 교수 건이) 4년 실형을 줄 문제냐는 별개의 문제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실로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감인데 4년 실형이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 과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넘어가야 하는데, 경선에 임하는 후보들이 열성 지지자들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면이 있다. 대법원까지 최종판결이 나오면 입장 정리가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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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8.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당내 대선 예비후보별 장점을 꼽는다면
▶이재명 후보의 장점은 추진력이다. 한다면 한다는 것. (기성 정치인이) 가타부타 결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답답해하니까, 실천력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계곡의 무허가 상인들을 바로 정리하는 것,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영장 집행하는 것, 이런 게 국민이 보기에 시원한 게 있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의 장점은 아시다시피 대단히 젠틀한 분이다. 5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를 역임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처리하는 걸 보면 아주 철저하신 분이다. 강원 산불 문제를 처리하면서도 아주 호평을 받았다. 밑에 사람들이 힘들어 따라가기 힘들다는 불평도 있지만, 일을 철저히 하는 데 강점이 있다.
정세균 후보는 여섯 후보 중 가장 국정 경험이 풍부한 분이다. 가장 준비된 분으로 보여진다. 특히 쌍용그룹에서 글로벌 무역을 직접 담당하고, 산자부 장관도 하는 등 경제 부분에서 가장 경력 있는 분 아닌가. 성격도 원만하시고, 특별한 논란이 없으며, 온화하고 통합의 장점도 갖고 계시다.
추미애 후보는 누가 뭐래도 개혁의 상징이다. 꼿꼿하게 자신의 소신을 갖고 정치를 한다는 장점이 있다. 당대표로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으며, 당 역사상 최초로 임기를 제대로 마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에 경선을 보니 과거에 비해 훨씬 균형도 잡히고 많이 성숙한 듯하다.
박용진 후보는 유치원 3법도 그렇고 연금개혁, 법인세 인하 등 금기에 도전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내려는 긍정적인 점이 있다. 민주당이 당내 민주주의가 침체됐다는, 다양한 목소리가 너무 없다는 지적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으로서 소신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두관 후보는 누가 뭐래도 선명한 자치분권, 서울공화국 체제 개혁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입지전적인 경험이 있다. 마을 이장에서부터 남해군수, 경남도지사, 행안부 장관까지의 스토리가 있다.
-김종민, 신동근 의원 등 친문 의원 일부가 기본소득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
▶당 선관위에서 하는 일정도 너무 바빠서 다 쫓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다 개별적이고 비공식적인 임의의 의원 단체, 초선 모임 등이 후보들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하면 전체일정을 소화하는 게 가능할까 싶다.
-당 공약에 기본소득도 검토 대상으로 들어가는 건가
▶후보가 결정되면 같이 상의해야겠지만, 기본소득 문제는 고민해야 할 과제다. AI(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닌, 고용을 대체하는 성장이 될 것이다. 앞으로 노동조합의 노동 운동이 '나한테 착취당할 기회를 주세요'라고 데모할 시대가 올 것이다. (진보진영은) 기존 복지제도 플러스 기본소득을 주장할 텐데 그 재원이 어디서 나올 것이냐. 고민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출마선언을 했다. 과거 김 전 부총리에게 경선에 참여하라고 '러브콜'을 보낸 적 있다. 그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가.
▶본인이 만나자고 해야지, 내가 먼저 만나자고 구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제가 대통령이 발탁해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당에 입당해 대선 출마를 한 게) 인간적 도리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었는데, (김 전 부총리는) 인간적 도리가 좀 있다. 여야 다 안 가고 제3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지 않냐. 좀 더 지켜봐야 할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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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8.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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