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타라"… NH투자·신한금투 등 메타버스 '시동'
[연중기획-디지털 금융, 세상을 바꾸다] 증권가에 상륙한 ‘메타버스’① 플랫폼 구축에 ETN 상품도 개발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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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메타버스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산업 영역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단연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젊은 층들의 소통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증권가 역시 열풍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늘어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는 것은 물론 디지털 세계로 전환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 탑승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증권사는 관련 서비스를 구축해 플랫폼 내에서 기업분석 세미나, 투자 콘퍼런스·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펀드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등장한 펀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업계에 상륙한 메타버스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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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머니S 김민준 기자 |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Metaverse)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메타버스에 하나둘씩 서둘러 탑승하고 있다. ‘Z세대의 놀이터’로 불리는 메타버스가 기업의 필수 진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활동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MZ세대의 소통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증권사가 만나 선보이는 서비스가 향후 금융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투자 상담도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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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머니S 김민준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20대는 107만1000여명, 30대는 181만 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0.5%, 69.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30대 이하 신규 투자자는 161만명에 달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서비스 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개편하는가 하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고려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는 메타버스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서비스 구축에 나서는 등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NH투자증권은 오는 9월 말을 목표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NH투자증권 사옥 외관과 사옥 내부 등의 공간을 구현하면 고객들은 아바타를 만들어 입장하게 된다.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는 리서치 연구원들이 진행하는 기업분석 세미나, 온라인 PB(프라이빗뱅커)와의 상담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 콘퍼런스·교육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MZ세대가 있다. NH투자증권의 MTS인 나무에 따르면 최근 유입된 고객의 52%는 20~30대다. 이들 중 71%는 투자 경험이 1년 미만으로 대부분 투자 경험이 부족하며 정보 습득 단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고 온라인 서비스가 활성화된 가운데 메타버스가 MZ 세대의 소통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 신규 구축을 통해 초보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투자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해당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고 재미를 더해 상호 소통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도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메타버스 환경 구축을 위해 메타시티포럼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관련 가상세계 입점을 준비 중이다. ‘메타시티포럼’은 보스아고라와 에이트원, 유라클, 블록체인리서치인스티튜트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디지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도시에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동 설립했다.
IBK투자증권은 메타버스로 구현되는 메타시티포럼 내에 지점을 개설하고 금융교육과 모의 투자, 자산관리, 시세 제공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메타버스… 너도나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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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올해 2분기 우수 본부·지점 시상식을 진행했다./사진=삼성증권 |
메타버스 관련 신규 서비스 구축뿐만 아니라 자체 상품을 출시한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7일 증권사 최초로 메타버스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에프앤가이드가 개발한 ‘FnGuide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한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거래대금(60일 평균) 10억원 이상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하는 상장종목 중 메타버스와 연관성이 높은 10종목을 선정해 지수를 구성한다.
이외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비대면 간담회를 진행하거나 사내 업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화투자증권 부동산금융팀과 고려대 가치투자동아리 ‘큐빅(KUVIC)’은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축된 ‘스물스물 캠퍼스’에서 간담회를 했다.
지난 6월에는 대신증권 연구원들과 성균관대 금융투자학회 ‘스타(S.T.A.R)’학생들이, 7월에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와 연세대 가치투자학회 ‘YIG’ 학생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올해 2분기 우수 본부·지점 시상식을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업계 최초다. 매 분기 회의장에 모여 진행하던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겨와 임직원이 만나고 상호 소통을 시도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증권업계의 차세대 산업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향후 메타버스 기술이 접목된 플랫폼 개발은 물론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상품 출시를 통해 메타버스가 금융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고객 니즈와 서비스 측면에서 금융 온·오프라인 통합이 강화될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 금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는데 앞으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메타버스로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복합점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를 선두로 증권업계도 본격적으로 메타버스와 관련한 신사업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 “아직 금융권은 유통이나 문화산업만큼 메타버스의 확산이 빠르지는 않지만 시대의 흐름인 만큼 앞으로 관련 서비스 출시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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