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IPO(기업공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사진=장동규 기자
단군 이래 최대 IPO(기업공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사진=장동규 기자
단군 이래 최대 IPO(기업공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LG에너지솔루션은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된 뒤 상한가)에 실패했지만 시장에선 비교적 안정적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외 증시와 가상화폐시장이 지지부진한 만큼 공모주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일반청약에는 114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IPO 사상 최대금액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는 그동안 주식경험이 없던 이들도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뛰어들면서 그 열기를 더욱 키우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대비 9만2000원(15.41%) 내린 50만5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30만원의 두 배에 미치지 못한 59만7000원에서 출발해 하락세를 거듭하며 장중 한때 20% 넘게 빠지기도 했다. 다만 따상에 실패했어도 공모가(30만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으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LG에너지솔루션 등장으로 SK하이닉스(82조6283억)는 3위로 밀렸다.

지난해부터 최소 청약금만 내면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 제도가 도입되면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이후 공모주 투자는 열풍이 이어지면서 점차 '국민 재테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공모주만큼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다는 점도 공모주시장의 매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각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동성 축소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지지부진한 주가와 가상화폐는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요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 별로 없다"며 "그나마 공모주에 투자하면 다른 자산대비 수익률이 상당히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물론 따상까진 아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격대비 여전히 수익률이 괜찮다"며 "이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공모주 외에 현재 다른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성장성이 보이는 공모주의 투자수요는 당분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CJ올리브영, SSG닷컴, 컬리 등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굵직한 IPO가 출격을 앞두고 있어 올해도 IPO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공모금액은 18조~22조원, 상장시 시가총액은 180조~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대어급 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역대 최고였던 2021년에 이어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행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상장 공모주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는 게 투자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황 연구원은 "아무리 공모주라고 하더라도 모든 공모주가 수익률이 괜찮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3분의1 정도는 공모가격을 하회하는 공모주가 나오기 때문에 '공모주=높은 수익률'이라는 막연한 인식은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