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자가 없다’… H&B스토어 시장 독주하는 올리브영
[머니S리포트- CJ올리브영의 독주①] 옴니채널 날개 달고 ‘훨훨’
한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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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H&B(헬스앤뷰티)스토어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기세가 무섭다. 한때 맞불을 놨던 유통공룡들은 올리브영 앞에서 꼬리를 내렸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올리브영의 독주다. 이 여세를 몰아 CJ올리브영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CJ올리브영으로선 IPO 이전 ‘몸집’을 최대한 키워야 하는 처지다. 반면 이를 CJ그룹 경영권 승계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올해 추진하는 IPO가 CJ올리브영의 대주주인 3세들의 경영권 승계 자금 마련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CJ올리브 영의 현주소와 경영권 승계 관점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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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이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올리브영 매장 대표 이미지. /사진=CJ올리브영 |
◆기사 게재 순서
① ‘막을 자가 없다’… H&B스토어 시장 독주하는 올리브영
② 몸집 부풀리는 올리브영, 속내는 경영권 승계?
③ ‘IPO 기대주’라는 올리브영, 과연 그럴까
① ‘막을 자가 없다’… H&B스토어 시장 독주하는 올리브영
② 몸집 부풀리는 올리브영, 속내는 경영권 승계?
③ ‘IPO 기대주’라는 올리브영, 과연 그럴까
국내 뷰티 시장의 유통 채널은 빠르게 변화했다. 한때 위세를 떨쳤던 ‘원브랜드숍’(한 브랜드의 제품만 판매)은 소비 패턴의 변화로 하나둘씩 사라졌고 H&B(헬스앤뷰티) 스토어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 다. 현재 올리브영은 신규 출점과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도 뛰어들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리브영, 유통공룡 제치고 독주
CJ올리브영의 2021년 실적(거래액)은 전년비 13% 늘어난 2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CJ올리브영의 국내 뷰티 시장(면세제외) 점유율은 2018년 8%에서 2021년 3분기 14%까지 성장했다.CJ올리브영은 H&B스토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1999년 11월 서울 신사동에 1호점을 냈다. 이후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며 사세를 확장했다. 점포 수는 ▲2016년 800개 ▲2017년 1074개 ▲2018년 1198개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를 기록했다.
후발주자였던 신세계와 롯데도 H&B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마트는 2012년 H&B스토어 ‘분스’(Boons)를 출점했지만 3년 만에 폐점했다. 2016년 뷰티 편집숍인 영국 브랜드 ‘부츠’(Boots)를 들여와 다시 시장을 두드렸지만 실패했다.
롯데쇼핑이 2013년 선보인 ‘롭스’(LOB’s)는 몸집을 줄이다가 올해 남은 매장을 모두 닫는다. 현재 50여개의 가두점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앞으로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것) 형태로 운영하고 ‘롭스 플러스’매장만 남겨둘 예정이다. 롭스플러스 매장은 올해까지 26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도 줄곧 내리막길이다. 점포 수는 ▲2017년 186개 ▲2018년 168개 ▲2019년 140 개 ▲2020년 124개 ▲2021년 70개로 축소됐다. 대신 GS25 편의점 점포에 화장품 매대를 넣는 식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시장에 등장한 이후부터 시장을 장악했고 그나마 경쟁상대로 꼽혔던 롭스와 랄라 블라가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략 통했다… ‘옴니채널’로 질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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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은 2007년부터 멤버십 마케팅을 시행했다. CJ올리브영 모바일 앱. /사진=CJ올리브영 |
CJ올리브영은 2007년부터 멤버십 마케팅을 시행했다. 이후 매년 100만명이 넘는 신규 회원을 꾸준히 유치해왔다. 통합 멤버십 도입 약 2년 반 만인 2021년 12월 멤버십 회원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8년 말에는 ‘오늘드림’을 시작했다. 매장과 온라인몰을 연계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를 강화해온 것. 오늘드림은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주문 상품을 포장·배송하는 서비스다. 전국 1265 개의 올리브영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올리브영은 국내에 없었던 시장을 개척하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플랫 폼이다”며 “오프라인 유통기업 중 어디도 해내지 못한 옴니채널(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한 전략)전환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양날의 검?… ‘독주 체제’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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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매장 수 및 거래액 추이. /그래픽=김영찬 기자 |
중소업체들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이 ‘양날의 검’이다.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중소 기업의 상품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아이템을 소개하는 것도 올리브영의 성장 동력이 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입점 척도가 중요해진 탓에 CJ올리브영의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과거 화장품 제조사가 트렌드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판세가 바뀌어 유통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셈이다.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유통채널이 독점하다 보면 K-뷰티의 다양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정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려는 경쟁이 심해져 뷰티 제품 개발자 입장에서 유통채널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화장품 유통채널과 마케팅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뷰티 시장은 이미 온라인, 모바일 등 디지털 시장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체의 제조업 지배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는 없고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 경로를 시도하는 등의 방안을 고심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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