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가 증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주문 수요에 라이더 공급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배달비가 증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주문 수요에 라이더 공급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배달 주문 늘어도… 여전한 ‘적자의 늪’
② 배달만으로 안된다… 너도나도 뛰어든 퀵커머스, 결국 레드오션?
③ 배달비, 왜 자꾸 비싸지나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것이 없다. 배달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배달비. 배달비 상승은 근본적인 원인을 빠르게 해결하기 어려워 안정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달비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서 내는 배달비를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이 가져간다고 여기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배달주문 과정. /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배달주문 과정. /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배달 주문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소비자는 배달 앱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배달 앱은 이 주문을 식당으로 연결해 준다. 이후 식당은 계약을 맺은 배달대행업체와 연락하고 소속 배달원이 식당에서 소비자에게 음식을 배달한다.

이 과정에서는 배달원이 배달을 수행하고 받는 수입, 소비자가 배달을 이용하며 내는 비용, 음식점주가 배달대행업체에 지불하는 비용 등 다양한 ‘돈’이 존재한다. 통상 우리는 ‘배달비’라는 용어로 이 돈들을 이르곤 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배달팁, 배달료, 배달비 등으로 구분한다. 배달원이 배달 후 받는 수입을 배달비라고 한다. 이 배달비는 소비자가 주문 시 결제하는 비용인 배달팁과 음식점주가 배달대행업체에 지불하는 배달료로 구성된다. 즉, 배달원에게 돌아가는 돈은 소비자와 음식점주가 나눠 부담하는 형태로 배달 앱이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배달비의 구성. /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배달비의 구성. /인포그래픽=김영찬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017년 상반기 1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1조9115억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배달원인 라이더 수는 2017년 4월 10만287명에서 지난해 4월 19만5032명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은 10배 커졌는데 라이더 수는 두 배가 못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단건배달(배달원 1명이 주문 1건 처리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라이더는 더욱 부족해졌다. 기존 한 번에 3~4건 배달을 묶어서 처리하던 방식에서 단건배달이 증가하면 같은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수익이 감소해 배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을 수행하는 한 라이더는 “단건배달이 도입되면서 속도 경쟁이 더 심화됐다”며 “전반적으로 배달팁이 높아지고 있는 것보다 프로모션(할인행사) 경쟁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중국집 등에서 라이더를 직고용해 음식값에 그 비용이 녹아있었는데 지금은 전문 대행업체 등이 등장하며 배달팁이 노출된 것”이라며 “배달은 ‘공짜 노동’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