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등 하드웨어 기기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미국에서 구독 모델 실험에 나선다. 사진은 갤럭시 S22. /사진=뉴스1
애플이 아이폰 등 하드웨어 기기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미국에서 구독 모델 실험에 나선다. 사진은 갤럭시 S22. /사진=뉴스1
애플이 아이폰 등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매달 일정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열릴지 기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삼성 액세스'를 올해 중 재출시한다. 삼성 액세스는 2020년 미국에서 선보인 서비스로 당시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자급제폰을 대상으로 했다. 갤럭시S20 기본 모델 37달러(약 4만5000원), 플러스는 42달러(약 5만1000원), 울트라는 48달러(5만8700원) 등을 각각 매달 지불하고 사용하다 9개월 후엔 최신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방식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개선한 구독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국내 출시 계획은 미정이다. 애플도 기기를 월 단위로 구독하는 서비스를 이르면 올해 말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들이 단말기 구독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스마트폰간 성능 차이가 크지 않고 단말 교체주기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기기 자체보단 운영체제(OS), 각종 콘텐츠 서비스 등 자사 생태계를 통한 고객 경험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이는 애플과 삼성전자, 이동통신사 등이 운영하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은 몇 년 후 쓰던 폰을 반납하면 새 단말 교체 지원금을 받는 것이다. 두 기업이 준비하는 구독 서비스는 이보다 짧은 기간 내에 새 제품으로 여러 차례 갈아타고 수시로 새 폰을 경험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구독 서비스의 경우 아이폰은 물론 애플 기기와 콘텐츠 서비스 전체를 포괄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들은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매월 이용료가 자동납부되므로, 제조사는 기기 출시 주기에 좌우받지 않고 매출 규모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서다. 특히 하드웨어 완성도가 높아져 단말 교체주기가 길어진 스마트폰 시장에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은 하드웨어 의존도를 줄이고 단말과 서비스를 통합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애플은 2020년 애플TV플러스와 애플뮤직(음원), 애플아케이드(게임) 등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여러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원'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OS와 모바일 기기 간 연결성을 높여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언제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사용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단말 구독 서비스가 도입되면 국내 시장에선 스마트폰 시장 양대 산맥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비스 약정으로 소비자를 묶어두는 주체가 이동통신사에서 제조사로 바뀌기 때문이다. 통신업계가 애플과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