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 장악한 미국 피자들
[머니S리포트-‘美 피자판’ 지형도 바뀌나①] 미스터피자 퇴출된 시장엔 '도미노·피자헛·파파존스'만…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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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 브랜드인 도미노·피자헛·파파존스 ‘빅3’가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을 점령했다. 이들 중일부는 올해 초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토종 브랜드가 맥을 못 추는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에 중저가 브랜드를 앞세운 신세계푸드와 더본코리아가 가세 했다. 이른바 정용진·백종원 피자는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과 소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상반된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냉동피자의 성장세도 매섭다. 오뚜기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2위 싸움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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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자 브랜드가 한국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사진=각 사 |
◆기사 게재 순서
①한국인 입맛 장악한 미국 피자들
②토종 브랜드 대반격, 백종원·정용진도 뛰어들었다
③“나도 있다”… 냉동피자 존재감 ‘번뜩’
①한국인 입맛 장악한 미국 피자들
②토종 브랜드 대반격, 백종원·정용진도 뛰어들었다
③“나도 있다”… 냉동피자 존재감 ‘번뜩’
피자의 본고장은 이탈리아라지만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미국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다. 도미노피자의 독주와 함께 피자헛, 파파존스피자의 강세가 돋보인다.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이었던 미스터피자가 가라앉고 미국 브랜드가 판을 휘어잡았다.
미스터피자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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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는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 시대였다. 사진은 도미노피자 모델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도미노피자 |
하지만 2016년 정 전 회장의 ‘갑질 논란’이 터지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연이어 가맹점에 치즈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통행세’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논란과 탈퇴한 가맹점주 옆에 매장을 여는 등의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론은 돌아섰고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스터피자의 덩치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후 다시 미국 브랜드들이 주요 플레이어로 나섰다.
브랜드는 많은데… 빅3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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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3억1000만원이다.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
하지만 반대로 수혜를 본 업종도 있다. 대표적인 배달 음식이 그렇다. 치킨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2억8500만원으로 8.4% 증가했다. 치킨, 짜장면 등과 함께 대표 배달 음식으로 꼽히는 피자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피자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2억73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1년 피자 브랜드 수는 240개로 2020년 156개와 비교해 5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피자 브랜드는 20개로 전체 24.4% 수준이다. 나머지 75.9% 브랜드는 연평균 매출이 3억원 미만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대형 피자 체인점이 많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심화된 코로나 시국에 수혜를 많이 못 본 것 같다”며 “피자 브랜드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잘 되는 곳만 계속 잘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을 들여다보면 도미노피자·피자헛·파파존스피자 등 미국 브랜드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시장을 중소 프랜차이즈, 소상공인이 나눠 갖는 구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이후 1조원 후반대에서 정체를 겪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브랜드만은 건재하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매출은 ▲2018년 2129억원 ▲2019년 2040억원 ▲2020년 2328억원으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피자헛은 ▲2019년 392억원 ▲2019년 496억원 ▲2020년 1197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파파존스피자는 ▲2018년 360억원 ▲2019년 384억원에서 ▲2020년 525억원으로 역시 성장세다.
빅3의 매출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앞서 공정위의 수치를 살펴보면 피자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제자리다. 코로나19로 배달 인기가 높아지며 주문은 늘어났지만 주요 브랜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풀이된다.
빅3 파워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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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은 소비 주체의 변화를 고려해 1인 전용 메뉴를 확대했다. 사진은 피자헛 구리도농점. /사진=피자헛 |
피자헛은 코로나19 이전에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소비 주체의 변화를 고려해 1인 전용 메뉴를 확대했다. 1~2석 위주의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 매장(FCD)을 운영하며 1인 피자 등 1인 전용 메뉴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걸음을 맞췄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프리미엄 피자를 강조한 전략으로 저가 브랜드와 차별을 둬 경쟁력을 유지했다.
파파존스피자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3일 냉장 발효한 도우, 100% 토마토를 갈아서 쓰는 소스, 전처리하지 않은 야채 원물 사용 등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정통 아메리칸 피자’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기 속 주요 브랜드로 선택을 받았다는 의견도 있어 안주하긴 이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주요 브랜드, 자신이 원래 먹던 브랜드를 선택하는 보수 성향이 나타나곤 한다”며 “최근 저가 브랜드가 늘어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보이면서 고가 브랜드들도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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