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제너시스BBQ 본사에서 만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제너시스BBQ 본사에서 만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닭 동상이 가득한 접견실에서 만난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67·사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윤 회장은 고객에게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평소에도 매사에 미소를 짓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올해 올림픽 선수단장으로도 이름을 알린 윤 회장은 뚝심 있는 ‘치킨왕’이다.

치킨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유명한 윤 회장과 닭과의 인연은 미원그룹(현 대상)에서 시작됐다. 미원의 마니커에서 사료의 원재료인 곡물 수입을 담당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축에 대한 공부를 했다. 이 가운데서도 닭이 유독 그의 마음에 들어온 것은 왜일까.


“닭고기는 친환경적이고 영양성분이 뛰어납니다. 전 세계적으로 섭취가 금지된 곳이 없다시피 해 사업 아이템으로도 훌륭하죠. 제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 같아요.”

윤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소고기는 1㎏을 생산하는 데 사료 8㎏이 들어간다. 돼지고기는 사료 4㎏을 먹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곤 한다.


반면 닭고기는 1㎏ 생산을 위해 사료 1.7㎏이 필요하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생산성이 뛰어난 육류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것. 영양 성분면에서도 지방·열량·콜레스테롤은 낮고 단백질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프랜차이즈는 ‘교육’… 상생에 진심을 담다


윤홍근 회장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윤홍근 회장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윤 회장은 프랜차이즈는 교육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무형의 지식을 전수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철학으로 설립한 ‘치킨대학’은 단순한 레시피뿐만이 아니라 점포 운영 노하우부터 음식에 정성을 담는 마음가짐까지 가르치는 곳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도 쉽지 않습니다. 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개개인의 나쁜 습관을 고치고 훈련시키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사업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BBQ 사업 초기부터 윤 회장은 가맹점주를 ‘패밀리’라고 불러왔다. 공동 운명체이자 동업자라는 생각으로 소통하는 데 열중이다. 그의 사업에 대한 진심은 단순히 BBQ 가맹점뿐 아니라 전체적인 외식 산업까지 뻗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업종 중 하나가 외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업주들은 투자한 비용이 많아 섣불리 사업을 접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윤 회장은 외식산업협회 상임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전체적인 외식산업 피해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프랜차이즈 전체 매출이 70% 가까이 떨어졌다”며 “일부 배달 위주 점포는 떨어진 매출을 보충했으나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수수료와 배달대행 수수료 등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부분에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 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에게만 지원금이 지급됐는데 도움을 받지 못한 업주들이 많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사실 프랜차이즈 산업을 들여다보면 좌석 수와 점포 규모가 상이해 연 매출로만 따지면 안 된다. 오히려 연 매출이 높은 점포가 더 많은 손실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큰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며 “단순히 연 매출로 따지기보단 업종과 업태를 총괄해 들여다보는 세심한 지원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한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는 윤 회장의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도전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경영과 스포츠의 기반은 ‘애국심’


윤홍근 회장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월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홍근 회장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월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윤 회장이 언론에 얼굴을 많이 비춘 것은 BBQ 회장으로서가 아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으로서다. 이전부터 각종 스포츠연맹 회장직을 맡아 왔다. 그는 기업 활동과 스포츠의 공통점으로 ‘애국심’을 꼽았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국가와 고객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국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죠. 빙상연맹회장을 맡은 것 역시 제가 봉사해서 국민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면 역할을 분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는 스포츠 선수들은 자아실현과 더불어 국위선양에 힘쓰고 있는데 이 역시 애국심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를 존중하며 후원하고 빙상연맹회장 및 올림픽 선수단장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윤 회장이 100% 사비로 부담한다. 포상금과 ‘치킨연금’ 모두 마찬가지다.

BBQ는 2025년까지 전 세계 5만개의 매장을 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20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한국을 1등 외식 브랜드 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제너시스BBQ 매출 추이/그래픽=김영찬 기자
제너시스BBQ 매출 추이/그래픽=김영찬 기자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갖고 해외 진출을 준비했던 BBQ는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2003년 치킨 프랜차이즈로는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매장을 냈고 그 수를 늘려왔다. 미국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해 18개주 150여개 가맹점을 유치했다. 그 결과 글로벌 진출 16년 만에 57개국 500여개의 가맹점을 유치했고 각국과 주요 주에서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유치 가맹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 사업이 빛을 보는 분위기다. 미국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 폭스TV ‘매쉬드’ 등 미국 내 유력 음식 전문 미디어에서 대표적인 ‘K-푸드’로 BBQ를 조명했다.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에서는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5위를 차지했다.

윤 회장은 “한국은 자원이 부족해 제조업으로 성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무형의 지식산업인 프랜차이즈로 전 세계에 전파할 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식문화는 한 번 자리 잡으면 매일 경험하는 특성이 있어 잊어버릴 수가 없다. 한국을 알릴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