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K-스페이스는 매력적인가?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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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K-드라마, K-콘텐츠, K-뷰티, K-푸드, K-컬처 등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열광하는 한국의 문화 또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K라는 글자는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상징처럼 됐다.
그러나 K자가 붙으려면 똑똑하고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이 먼저 만족하고 향유하거나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다른 사람도 좋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뾰족한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뚫고 나오듯 뛰어난 것은 반드시 남의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고로 자랑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다음의 K는 무엇인가. 최근 소비자들이 더 좋은 것을 향유하길 원하고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거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거 공간이나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홈인테리어와 리모델링 관련 수요가 급증해 리모델링을 하려면 3~4달 이상 기다려야 시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동네마다 구석구석 자리 잡은 카페들은 예쁜 공간들을 자랑하며 이곳을 들르거나 머무는 소비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주변 곳곳에서 깔끔하고 아름다운 곳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들은 자기 소유가 아닌 전·월세로 사는 집에도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거나 휴가를 호텔로 가는 호캉스를 선호하는 등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원하니까 아름답고 좋은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사정이 여의찮을 경우는 학생 라운지라도 예쁘게 꾸며주고 있다.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K-스페이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K-스페이스를 정의해 본다면 공간에 문화를 입혀 한국적인 특성, 정서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고유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한국 사람들의 정서, 생활양식 등을 잘 담으면서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한국만의 고유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마을,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물들, 일본식 료칸과 정원, 그리고 유럽 구석구석의 아름다운 마을들은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공간을 향유하고 만족감을 누리고 싶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반영된 아름답고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 즉, K-스페이스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K-요괴라고 아시는지. 사실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요괴이다. 일본 태생 포켓몬스터는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 심지어 MZ세대 어른들까지 흥분시키는데 한국의 요괴는 이와 정반대이다. '한국 고전소설의 요괴'(이후남 저)라는 책에서는 '최고운전' '금방울전' 등 한국의 고전소설 76편에서 157종의 한국형 요괴를 찾아냈다. 아주 귀엽고 기발한 요괴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소비자들이 향유할 수 있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무용지물인 것이다. K-스페이스도 마찬가지다. 한국 문화나 정서가 녹아 있는 한옥, 궁궐, 마을 등의 아름다운 요소도 적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향유하고 만족할 수 있게 적용하는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글로벌 수준이다. 주거 공간도 좋지만 상업 공간, 공공의 공간에서 활발한 적용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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