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영원한 운동장이 될 것"…차범근 축구교실 34년 만에 굿바이
장소 문제로 운영 중단
영원한 작별은 아냐, 새로운 구장 물색 중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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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잠시 마침표를 찍은 차범근 축구교실. |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이곳을 잠시 떠나지만 여러분 마음속의 영원한 운동장이 되어 주겠다."
차범근 축구교실의 차범근(69) 이사장이 구장 사용 문제로 인해 수업을 중단하게 되자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1988년 문을 열었던 국내 첫 유소년 전문 축구 양성기관인 차범근 축구교실은 구장 사용 문제로 인해 9일 한강공원의 서울 이촌축구장에서 진행한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34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차범근 축구교실이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은 최근 진행된 공개 입찰에서 이촌축구장 사용 권한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촌축구장은 3년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다. 경쟁자가 없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경쟁이 치열했고 차범근 축구교실은 입찰에 성공하지 못했다.
입찰 경쟁에 나선 다른 법인이 차범근 축구교실을 제치고 해당 공간의 향후 사용권을 확보했다.
영원한 작별은 아니다. 장소 문제로 운영을 중단하게 된 차범근 축구교실은 현재 계속해서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이다.
이날 차범근 축구교실은 한강이촌공원 이촌축구장에서 '굿바이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1300여 명의 축구교실 회원 중 이날 8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마지막 축구수업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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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축구교실의 차범근 이사장이 축구교실에서 공을 차는 어린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
차범근 이사장을 비롯해 차세찌 대표, 차두리 FC서울 유스 강화실장 등이 현장을 찾아 차범근 축구교실의 마지막 시간을 돌아봤다.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축구교실에 모인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은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촌축구장에는 '항상 고맙습니다. 응원 합니다', "차범근 축구교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석진씨(39)는 "아이와 함께 3년째 축구교실을 다녔는데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차범근 이사장은 현장을 찾아 어린이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며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현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다가도 "이 곳에서 더 이상 못한다니 서운하다"고 했다.
차 이사장은 "평생 아이들이 좋아서 축구교실을 열었는데 (더 이상 못한다니)착잡한 마음"이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곳을 떠나지만 축구교실은 계속 어디선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운동장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지만 어린이들 마음속에서 영원한 운동장이 되어 주겠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겠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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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수업 중인 학생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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