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기우성의 셀트리온, '신약 개발 기업' 타이틀 단다
지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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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성 부회장(62·사진)이 이끄는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 기업'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약 개발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2023 비전을 수행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퇴행성 신경질환 분야 신약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경구(먹는) 제형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파킨슨병 치료제를 공동 개발한다.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가 초기 개발을 맡고 셀트리온이 개발 단계에 따른 연구비 지원과 임상 시험 진행, 허가 절차를 담당하는 구조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유전자를 일컫는다. 최근 바이오 업계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위스 제약사 페링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리바이오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개화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셀트리온이 ADC를 활용해 개발을 목표하는 분야는 항암제다. ADC는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해 항암 효과를 보여 최소의 투여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국내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사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 1월 영국 ADC 전문 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지분 47.1% 확보했다. 익수다는 난치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차세대 ADC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전이성 직결장암(대장암) 치료제 베그젤마 등 항체 기반 항암제에 ADC 기술을 더해 다양한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형 다변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텍 라니 테라퓨틱스와 경구형 항체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본격적인 제형 개발에 착수했다. 라니 테라퓨틱스가 보유한 캡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주사 제형 의약품을 먹는 약으로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필 계획이다.
셀트리온을 올 초 2023 비전을 통해 신약 개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거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업계에선 이런 셀트리온의 전략을 두고 기초 체력이 다져졌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만큼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집행하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셀트리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은 연평균 20%에 달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강자를 넘어 다양한 항체 신약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선행 제품들을 면밀히 연구해 개발 리스크는 줄이고 기존 바이오시밀러와 후속 제품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신약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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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제약바이오팀 지용준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