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M&A 시계 빨라진다... 서정진 "오너만이 대규모 투자 결단"(종합)
송도(인천)=지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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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명예회장이 셀트리온의 사내이사로 2년 만에 복귀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공동 이사회 의장과 회장으로서 공식적으로 복귀한다. 셀트리온의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선 일부 소액주주들의 성토와 함께 발언권을 차지하려는 주주 간의 다툼도 있었다.
셀트리온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안과 서정진·기우성·이혁재 사내이사 3인 선임안, 이사 보수 한도, 주식매수선택권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에서 핵심이던 서 명예회장 선임과 기우성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은 각각 76.97%, 89.88%를 기록하면서 무난히 통과했다. 출석주주의 과반 이상이 참여했고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을 넘어 승인됐다. 셀트리온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서 명예회장을 공동 이사회 의장과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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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 이어진 셀트리온 주총
셀트리온의 주총에선 일부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2년 새 반 토막 난 주가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가(종가 기준)는 2021년 3월 31만2467원에서 2023년 3월27일 15만8600원으로 49.2% 빠졌다. 이날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미로 빨간 띠를 머리에 둘렀고 '사퇴' 문구를 새긴 마스크를 썼다.서 명예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주들에게 사과 인사를 위해 올라왔다"며 "화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고성도 오갔다. 이날 셀트리온 경영진이 가장 많이 한 발언은 "협조"와 "착석" 요청이었다. 자신을 소액주주라고 소개한 주주 A씨는 주주발언을 통해 "기 부회장처럼 대한민국 어떤 대표가 주주들과 고통분담을 위해 최저임금을 받느냐"며 "회사의 사업 현황에 대해 얘기하려고 왔지 깽판 치려고 온 것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원 성과급 두고 "이게 맞냐" vs "우리가 제일 적다"
소액주주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안건은 임원들의 성과급 부문이다. 다른 소액주주 B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역성장 속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주주들은 (주가 하락에) 눈물 흘리고 배고파하는데 역성장한 회사에서 임직원 성과급이 지급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기 대표는 "대표이사인 나는 성과급을 받지 않겠다"며 "경쟁사 사정을 고려해서 경쟁사가 받는 급여가 100원이면 기본급으로 60~70원을 산정하고 회계가 마감되면 30~40원의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명예회장도 거들었다. 서 명예회장은 "바이오를 하는 회사(대기업 계열사) 중 (셀트리온의) 급여가 제일 낮다"며 "나조차도 회장직 수행 당시 임금(연봉)이 7억원으로 대기업 부장보다 적었다"고 털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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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이사회 의장 필요하냐"
서 명예회장과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이 공동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회사에 공동 이사회 의장은 필요 없다는 게 소액주주의 논리다.서 명예회장은 "내 나이가 올해 67세로 다시 떠나야 하는 사람"이라며 "내가 떠나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공동 이사회 의장을 하려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진석 의장은 카이스트 박사로서 유능하고 나와 함께 제품 개발과 M&A(인수합병)을 긴밀하게 협의해 활동할 것이다. 오너만이 대규모 투자를 결단할 수 있다"며 "그 외 모든 회사 경영은 기 부회장(기 대표)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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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직접 발로 뛰겠다… 자사주 소각보단 M&A 주식 스왑"
서 명예회장은 자신이 복귀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위기와 기회는 같이 간다"며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선장으로 복귀했으나 태풍이 안정화되면 다시 자리에서 내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37개국 영업 현장 점검을 했다"며 "올해 각종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둔 만큼 한달의 3분의 2이상은 해외에서 영업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에 대한 합병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3사 합병은 오는 7월 금융감독원 행정절차가 마무리된다는 게 서 명예회장의 설명이다. 서 명예회장은 "주주들이 합병을 원한다면 (개인적인 입장에서) 합병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단 시장 분위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셀트리온은 M&A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의 현금 보유 상황에 여유가 있는 만큼 M&A도 경영전략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 내 인수 기업 관찰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들도 있으나 자사주는 M&A 기업을 인수할 때 주식 교환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더 이롭다"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은 "관리형 회장은 안 한다"며 "올해는 램시마SC,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둔 만큼 영업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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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인천)=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제약바이오팀 지용준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