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군 장병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서울시 제공)2023.4.2/뉴스1
2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군 장병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서울시 제공)2023.4.2/뉴스1


(서울=뉴스1) 박우영 한병찬 기자 = 소방당국은 2일 발생한 인왕산 산불과 관련, 큰 불을 대부분 진화했고 잔불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정운교 종로소방서 행정과장은 이날 오후 5시35분 부암동 주민센터 앞 임시상황실에서 4차 브리핑을 하고 "큰 불은 대부분 진화된 상태고 현재 낙엽 속에 있는 잔불을 진화 중이다"며 "오후 5시8분을 기해 대응 2단계를 대응 1단계로 하향 조정해서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정 과장은 산불로 인해 대피했던 120가구 주민들은 모두 귀가했다면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앞서 화재 발생 뒤 산불 현장 인근 성덕사 약수터, 새진암, 서대문구 개미마을 등 민가에 소방력을 배치해 산불 연소 확대를 방지하고 120여가구는 대피시킨 바 있다.


정 과장은 앞서 3차 브리핑에서 "화재가 70~80% 정도 진화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일몰 전까지 화재 진압을 완료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바람·낙엽 등으로 인해 완전히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화재 초기부터 종로·은평·서대문 3개 지역에 민간 피해 방지를 위해 초기 방어선을 구축해 총력 대응했다"며 "소방 437명, 구청·경찰·군 수도방위사령부 534명 등 2458명이 화재 진화에 동원됐고, 장비는 헬기 15대 등이 동원돼 화재 진압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오후 4시40분 기준 15.2㏊의 산림이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인왕산 산불 첫 화재 접수는 오전 11시53분 이뤄졌으며 소방당국은 오전 11시54분 출동해 오후 12시01분 선착대가 도착했다. 소방 대응 1단계는 오후 12시30분, 2단계는 오후 12시51분에 발령됐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와 인접 소방서를 포함한 1개 권역의 인력 및 장비가 모두 출동하는 단계다.

이에 따라 오후 1시46분 기준 8대(산림청 5대 소방 3대)였던 헬기는 오후 3시쯤 소방당국의 화재 현장 브리핑이 진행될 시점에는 11대로 늘었다가 이어 20분 만인 3시20분쯤에는 군 헬기 등이 추가로 동원돼 총 15대가 됐다.

이날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과 낙엽으로 완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력이 직접 산 위로 올라가 숨어있는 잔불까지 진화해야하는 산불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인왕산 6부 능선에서 처음 시작됐던 산불이 북쪽 사면으로 번지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서울시는 오후 12시40분쯤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인왕산 산불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주민 및 등산객은 신속하게 대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대문구청도 "종로구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왕산 기차바위를 넘어 확산 중"이라며 "개미마을과 홍제동 인근 아파트 주민분들은 신속히 대피해주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소방청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오후 1시20분 긴급중앙통제단 가동에 이어 오후 2시12분 소방청 직원 비상소집 조치를 취했다.

긴급중앙통제단은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거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구조기관과 긴급구조지원기관이 하는 인명구조, 응급처치, 그 밖에 필요한 모든 긴급한 조치를 지휘 하는 임시 조직이다. 소방청장이 단장을 맡도록 돼 있다.

이날 전국적으로 건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외 경기 양평군, 남양주시 와부읍은 물론 충남 홍성군 등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인왕산 등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등 관계부처는 유관기관의 헬기, 인력 등 가용 자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