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은 짧다, 15년으로"… 보험사 이익률지표 CSM, 산정기준 바뀐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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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험업계에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CSM(계약서비스마진)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새로운 산정기준을 내놨다. 손해율 가정을 최소 15년 이상으로 늘려 중장기적인 리스크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해율 가정을 10년 이하로 설정한 보험사들은 올 2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입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과 무해지보험 등의 장래 현금흐름 예측에 최소 15년 이상의 손해율을 가정해 반영하라고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 과거 5년치의 경험통계를 사용해 미래 5년치를 유추한 후 10년 이상의 기간은 건보공단의 의료비상승률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평균 3.8년, 생명보험사들은 2.4년을 가정해 손해율을 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최근 낮아진 손해율만을 근거로 미래를 추정한다고 판단해 가정 기간을 대폭 늘린 것이다.
현재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각 보험사 계리담당부서에 해당 사안을 전달해 둔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해당 내용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CSM은 향후 보험계약에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실현 이익의 현재가치다. CSM 비율은 현재 보유 중인 보험계약 포트폴리오에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계약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이익률 지표다. 이를테면 보험 기간이 10년인 계약의 최초시점 CSM가 10만원이라면 1년에 1만원씩 손익을 인식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한다.
문제는 각 보험사에게 자율적으로 산출 기준으로 맡겼기 때문에 각사가 유리한 기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SM 산출에 필요한 사망률, 계약 해지율,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에 대해 각 보험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위험률, 손해율 등을 소수점 어디까지 활용하느냐에 따라 CSM 추정치는 천차만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2년 12월말 기준 CSM을 공시한 주요 보험사 가운데 삼성화재가 12조2097억원으로 1위였으며 DB손해보험(11조2565억원), 메리츠화재(10조6497억원), 삼성생명(10조3745억원), 한화생명(9조5587억원), 현대해상(8조8928억원), KB손해보험(7조8743억원), 신한라이프(6조7469억원), 교보생명(4조5910억원), NH농협생명(4조1706억원) 등 순이었다. 손해보험 10개사의 전체 보험 부채 대비 CSM 비중은 평균 36.1%였지만 생명보험 20개사는 8.0%였다.
새 회계기준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DB생명보험 등 보험사 4곳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초안을 마련했으며 큰 틀에서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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