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금융
임종룡 금융위원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우리금융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내정됐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통해 선임한 첫 은행장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계파갈등 개선에 나선 임 회장이 조 내정자 선임으로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당시 전신인 한빛은행으로 합병한 이후 현재까지 상업 출신 5명, 한일 출신 3명, 외부 출신 3명이 은행장에 올랐다.

이어 이종휘(한일), 이순우(상업), 이광구(상업), 손태승(한일), 권광석(상업), 이원덕(한일) 행장으로 번갈아 오르며 균형을 맞췄다.


이번 은행장 인선과정에서도 1차 후보군에 조 내정자(상업),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상업),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한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한일) 등을 선임했다.

2차 후보에는 상업과 한일이 1명씩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조 내정자와 이 부문장 등 상업 2명이 올라갔다.


앞서 임 회장은 우리은행의 출신 은행 간 대립 구도에 대해 강한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임 회장은 지난 3월30일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 후 계파갈등에 대해 "합병 당시인 20년 전과 비교해 희석된 측면이 있다"면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자추위의 내부에서 논의하던 은행장 선임 절차와 달리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2개월간 진행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의 4단계 검증으로 이뤄졌다.


객관적인 인사로 파벌 지우기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실제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에 임명된 전례가 없다.

우리금융은 "조 내정자는 기업 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또 "심층 면접을 진행했던 외부 전문가도 조 후보자의 중도 성향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조 내정자는 다음달 3일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거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조 내정자는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