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실용적 성격을 잘 담은 신형 CR-V /사진=박찬규 기자
혼다의 실용적 성격을 잘 담은 신형 CR-V /사진=박찬규 기자


혼다가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올 뉴 CR-V 터보'를 최근 시승했다. 6년 만에 선보인 완전변경모델로 구형보다 확실히 커진 덩치에 걸맞은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췄으며 넉넉한 실내공간으로 활용성을 더한 게 특징이다.


길이는 구형보다 75mm, 휠베이스는 40mm 늘어났다. 검은색으로 마감된 전면 그릴, 보닛 후드를 길게 뺀 '롱 후드' 디자인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는데, 도심은 물론 아웃도어 라이프에도 충분히 어울릴 만한 포인트다.
━

깔끔하고 여유로운 실내

━
혼다 CR-V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혼다 CR-V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문을 열고 실내를 들여다보면 혼다 차 특유의 단순한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밝은 컬러의 가죽시트를 통해 한결 부드럽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벌집모양의 '허니콤 패턴'은 전면 그릴의 패턴을 물려받았다. 심플한 버튼 구성으로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뽐냈다. 꼭 필요한 물리 버튼을 설치하는 것을 넘어 멋을 내는 요소로 활용한 것이다.


시트는 편안하다. 혼다는 세단처럼 편안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만들기 위해 스티어링 각도를 살짝 바꿨고, 그 결과 스티어링 휠 조작시 시트와 어깨가 밀착되는 설계를 통해 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기어노브를 없애는 최근 추세와 달리 '올 뉴 CR-V 터보'는 그대로 남겨뒀는데 SUV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데는 효과적인 것 같다.


주변엔 주행모드 버튼과 HDC(Hill Descent Control) 버튼,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버튼이 있다. 눈길 등 특수 상황에 맞춘 주행모드를 고를 수 있고, HDC 기능이 CR-V 최초로 적용돼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에서 운전자가 별도의 조작 없이 시속 3~20km 사이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CR-V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CR-V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CR-V의 늘어난 길이는 2열 공간에 큰 영향을 줬다. 앉았을 때 다리 공간이 꽤 여유 있다. 구형보다 15mm 늘어났다. 게다가 시트는 8단계 리클라이닝이 가능해 필요한 만큼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편했다.

2열 시트 등받이 각도 조절이 쉬운 점은 트렁크 공간에도 영향을 준다.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특징이다.


올 뉴 CR-V 터보의 트렁크 기본 적재 공간은 1113L며, 카고 플로어 리드를 2 단으로 조절 가능하다. 2 열 시트를 접으면 2166L까지 늘어나는데 캠핑, 차박, 짐이 많은 가족 여행에도 충분하다. 다만 완전 평탄화를 위해서는 트렁크공간과 2열 시트는 사이의 단차를 메워야 한다.
━

무난한 주행성능… 각종 기능이 편의 더해

━
CR-V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CR-V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파워트레인도 업그레이드돼 CR-V 최초로 '3 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았다. 연료효율과 응답성이 뛰어난 터보차저 및 배기 VTEC(전자식 가변 밸브 타이밍 리프트 기구) 기술 등이 적용된 1.5L VTEC 터보엔진과 CVT 조합으로 최고출력 190마력(ps, @6000rpm), 최대토크 24.5kg·m(@1700~5000rpm)의 힘을 낸다.

강한 힘으로 탑승자를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필요한 힘을 쓸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어디까지나 효율을 우선한 패밀리 SUV다. 변속기도 CVT가 적용돼 벨트 소음을 개선해 주행 시 정숙성을 한층 높인 게 특징.

레인 와치 기능으로 옆 차로를 살필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레인 와치 기능으로 옆 차로를 살필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안전도 챙겼다. 혼다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혼다 센싱'이 적용돼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레이더센서 및 전방센서 카메라의 시야각 확대로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성능을 높였다.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 기능도 새로 탑재됐다. ACC를 이용하더라도 LKAS는 별도 버튼이 있어서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도 있다.

혼다의 독자적인 안전 차체 설계 기술 'ACE'(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차체 구조가 적용됐는데 한층 엄격해진 미국 충돌 안전 테스트에서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시행하는 신차 평가 프로그램(NCAP)에서 최고 등급인 5 스타를 획득했고, 평가 기준이 강화된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에 선정됐다.

리어 사이드 에어백 및 프런트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10개의 에어백 시스템도 갖췄다. 강화된 US NCAP 사선 방향 충돌 조건을 만족하도록 프론트 에어백 형상도 개선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

화려하진 않지만 갖출 건 다 갖춘 차

━
혼다 CR-V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박찬규 기자
혼다 CR-V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박찬규 기자


새로운 CR-V는 앱 하나로 차를 원격 제어하고 상태 관리나 긴급 상황 알림 등이 가능한 '혼다 커넥트' 기능이 추가됐다. 24시간 긴급 콜센터와도 연계돼 다양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CR-V는 혼다를 대표하는 중형 SUV다. 이물질이 도어의 위쪽으로 튀지 않도록 도어 하단 형상을 다듬었고, 차체를 덮는 방식의 '랩도어'로 타고내릴 때 탑승객을 배려했다.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세련된 스타일을 입은 새로운 CR-V는 혼다 브랜드 특유의 실용성을 잘 담아냈다. 운행과 안전에 꼭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추면서도 일부 불필요한 기능은 덜어내 가격 인상도 최소화했다. 다양한 주행환경에서도 탑승자 모두 큰 스트레스 없이 탈 수 있는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