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관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관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올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늘었다. 특히 은행권에서만 가계대출이 4조2000억원 늘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택구입자금 수요가 늘고 날씨가 따듯해짐에 따라 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2023년 5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마이너스(-)1.4%로 지난해 11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잔액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출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3개월째 확대됐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폭은 3개월째 축소됐다.

주담대는 제2금융권 주담대(-6000억원)가 감소했지만 은행권 주담대(4조3000억원)가 늘면서 총 3조6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은행권(-200억원)과 제2금융권(-8000억원) 모두 감소해 총 8000억원 줄었다. 다만 기타대출 감소폭은 올 1월(-7조1000억원)과 3월(-6조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은행권 가계대출만 놓고 보면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4조2000억원 늘어나 5월 말 기준 대출잔액은 1056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 연속 증가세인 동시에 2021년 10월(5조2000억원) 이후 19개월만에 월별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감소세를 지속했던 가계대출은 4월(2조3000억원)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늘고 있다. 특히 5월에는 증가폭을 더 키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담대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주담대 잔액은 5월 말 기준 807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3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지난 2월 3000억원 감소한 이후 3월 2조3000억원, 4월 2조8000억원, 5월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은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둔화 흐름이 약해졌다. 전세자금대출은 3월 2조3000억원 감소한 이후 4월 1조7000억원, 5월 6000억원 등 줄어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47조3000억원으로 20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 3월(3조원)과 4월(5000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둔화하고 있다.

은행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5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204조5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늘었다.

이중 대기업대출은 기업 운전자금 수요, 회사채 상환 목적의 자금수요 등으로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4조4000억원 늘었는데 은행의 완화적 대출 태도 등에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