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비슷한 점이 많지만 차이점도 뚜렷하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왼쪽)과 스마일게이트 사옥. /사진=뉴스1, 스마일게이트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비슷한 점이 많지만 차이점도 뚜렷하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왼쪽)과 스마일게이트 사옥. /사진=뉴스1, 스마일게이트


◆기사 게재 순서
① 넥슨·스마게, 상속과 이혼 영향으로 경영권 변동성↑
②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같은 듯 다른 이유
③ 넥슨과 스마게, 미래 경영 전략은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국내 굴지의 게임사일 뿐 아니라 성장 배경도 유사하다. 최근 경영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창업주가 전문 경영인에게 일임한 넥슨과 달리 스마일게이트는 창업주가 외부 자본 유입을 극도로 꺼리고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나서는 것은 다르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중국 시장 '성장의 발판'

넥슨그룹의 지분구조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넥슨그룹의 지분구조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각각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창업한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기업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 성장에는 창업자 배우자들의 조력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배우자 유정현씨와 함께 1994년 12월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세웠다. 유씨는 넥슨 경영본부장, 넥슨네트웍스 대표 등을 역임하며 2010년까지 경영에 참여했고 김 창업주 별세 이후 넥슨을 이끌고 있다.

넥슨은 창업 초기인 1996년 세계 최초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인 이후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수많은 지식재산권(IP)을 성공시키며 오늘날의 모습을 일궜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영역을 확장하던 넥슨은 올해 1분기 분기(연결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1조1920억원(1240억엔), 영업이익 5406억원(562억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영실적도 역대 최대였는데 영업이익은 9952억원(엔화 1037억엔)으로 전년보다 13%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29% 성장한 3조3946억원(3537억엔)이었다.

권혁빈 창업주는 배우자 이화진씨와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0년대에 시작한 게임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창업 초반 고전했지만 2000년대 중반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 2010년대 로스트아크 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국내 최고 게임사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9.5% 증가한 1조577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 는 6430억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매출 1조원대 달성했다.

양사 모두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성장 발판이 됐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흥행 가도를 달렸다. 중국 당국이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에 인색한 상황에서 중국에서 흥행한 IP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여론서 자유로운 양사, 경영 철학과 지배구조는 달라

스마일게이트 지분 구조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스마일게이트 지분 구조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다. 넥슨 그룹 지주사 NXC는 본사가 제주도지만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반인 양사가 이런 구조 덕분에 국내 투자자나 관의 개입 등이 덜해 경영상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두 기업은 경영 철학과 지배구조면에선 다르다. 넥슨은 지주회사 체제다. NXC에서 넥슨재팬, 넥슨코리아로 지배구조가 연결된 구조다. 지주사 NXC가 넥슨재팬 지분 46.8%를 보유하고 넥슨재팬은 비상장기업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갖고 있다. NXC 지분은 김정주 창업자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약 70%를 보유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권혁빈 창업주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1인 지배구조다. 권 창업주는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 보유 중이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스마일게이트 그룹 계열사 지분 전부를 확보하고 있다.

권 창업주는 외부 자본 투자를 극도로 경계한다고 알려졌다. 2010년 텐센트에 스마일게이트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가 2012년 매각했던 지분 전량 회수한 일이 단적인 예다. 넥슨은 스마일게이트보다는 투자받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자회사 넥슨게임즈를 상장시킨 바 있고, 사우디국부펀드(PIF)는 넥슨재팬 2대 주주(지분율 9.14%)다.

김 창업주는 생전에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일임했지만 권 창업주는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를 맡아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창업주는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자신은 경영 일선에 물러났지만 권혁빈 창업주는 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