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그룹이 연 매출 1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휴온스그룹이 연 매출 1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연 매출 1조원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기업이 있다. 최근 5년 새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에 달한다. 이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비껴갔다. 휴온스글로벌 얘기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투자는 과감히, 내실은 튼실히"라고 강조하면서 그룹의 성장세를 단언했다. 송 대표는 업계에선 보기 드문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송 대표는 2022년 3월 휴온스그룹의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대표와 핵심 사업사인 휴온스 각자 대표로 올라섰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휴온스그룹의 수장이 되기 전까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 수립 등을 제시하는 컨설턴트 업체 대표였다. 일본 딜로이트컨설팅에서 2008~2018년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10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써냈다.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딜로이트컨설팅 한국법인 대표를 지냈다.


"컨설팅을 통해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소통한 송수영이라는 사람이 휴온스를 글로벌로 이끌어 줄 적임자라는 게 영입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

자신을 '경영 기술자'라고 소개한 송 대표는 "취임 후 1년 동안은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며 "글로벌로 향하기 직전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취임 2년차, 변화하는 휴온스

휴온스그룹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연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하기 위한 지반 다지기 작업에 들어갔다. 송 대표는 "1조원 매출 달성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2025년까지 휴온스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 임직원에게 제시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글로벌 아래 총 9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제약사업 휴온스 ▲미용성형 사업사 휴메딕스 ▲헬스케어 부자재 휴엔앰씨 ▲보툴리눔 톡신 휴온스바이오파마 ▲의료기기 업체 휴온스메디텍 ▲연구개발 업체 휴온스랩 ▲건강기능식품 업체 휴온스푸디언스 ▲미국 판매법인 휴온스USA ▲일본 판매법인 휴온스JAPAN 등이다. 그룹 구조상 전 계열사의 성장에는 송 대표를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다.

송 대표는 "그룹의 브랜드 가치 극대화와 각 사업회사의 독립적 경영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사업회사들이 역량과 경쟁력을 높여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역할이다"고 말했다.


그의 '교통정리 작업'은 주효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65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2%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193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5.6% 늘었다. 휴온스와 휴메딕스, 휴엠앤씨 등 상장 자회사들의 주요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그룹 재편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룹 내 의료기기 업체인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을 합병해 휴온스메디텍 출범 작업을 완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송 대표는 "계열사마다 각자의 파트너로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린 게 실적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미국서 성과 나온다"… '존중' 중심의 기업문화

휴온스의 목표는 글로벌 성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품목허가(ANDA)를 받은 휴온스의 리도카인 국소마취제 등 4개 품목의 올해 대미 수출이 2분기 연속 5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에는 FDA로부터 2% 리도카인주사제 5ml바이알에 대한 승인을 획득해 미국 수출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는 "주사제의 품질과 안전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올해 리도카인 제제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대표가 리도카인 제제의 성장세를 점치는 이유는 미국 내 상황 때문이다. 리도카인 주사제는 수술과 치료 중 통증 관리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주요 경쟁사들이 백신 사업에 집중하면서 미국 내 리도카인 주사제 공급이 확연히 줄었다"며 "FDA는 리도카인을 공급부족 대표 품목으로 지정할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해외 주사제 수출 물량에 맞춰 생산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충북 제천 제2 공장에 사업비 245억원을 투입해 바이알 카트리지 주사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해당 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라인의 생산능력(약 2600만바이알)에서 약 3배 늘어난 7900만바이알로, 신규 카트리지 라인은 1억3200만카트리지에서 약 1.5배 늘어난 2억100만카트리지로 각각 늘어난다. 송 대표는 "2025년 하반기면 제2 공장 주사제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휴온스가 미국 리도카인 주사제 시장에서 최대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온스는 합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더한다. 현재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것은 휴온스의 강점인 안질환 분야다. 송 대표는 "안과질환 분야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있다"며 "HUC1-394(안구건조증 치료 점안제)는 지난 6월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현재 개량신약인 복합점안제 HU007의 안구건조증에 대한 국내 임상 3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휴온스의 사업적 성장과 별개로 송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성숙한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존중'은 송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이다. 그는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존중"이라며 "역량을 발휘하는 환경을 만들 수 없다면 경영자의 자격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산을 비유하자면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려오는 데까지 과정이 더 중요하다. CEO는 직원들을 밑에서 섬겨야
한다"고도 했다.

[CEO초대석] 휴온스 연매출 1조 고지… 송수영의 경영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