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맨발 걷기 '열풍'..."건강·힐링 맨발 걷기 함께해요"
'어싱포유' 맨발 걷기 동호회...김해시 맨발 걷기 '선도자' 역할
도심 곳곳 맨발 걷기 '광풍'...새벽·밤 시간 가리지 않아
경남=임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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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힐링 백세시대! 시민 문화로 이끈다"
'맨발 걷기(어싱)' 열풍이 불고 있다. "병원이 포기한 말기 암 환자가 맨발 걷기를 하고 나서 수개월 만에 완치가 됐다"는 등의 체험 사례담이 인터넷상에 널리 알려지면서다. 정치권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맨발로 걷는 시민들이 급증하자 유명 관광지 산책로와 공원 등지에 앞다투어 '맨발 걷기길(어싱길)'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맨발 걷기로 뇌졸중과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은 물론 심지어 암까지 고쳤다는 경험담이 최근 방송·SNS 등을 통해 쏟아지면서 그야말로 맨발 걷기는 국민들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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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는 국내·외 의사들은 물론 과학자들로부터 증명된 건강관리방법이다. 순환계의 건강(혈압·혈관건강)·염증감소·황산화 효과·족부근육·골격인대발달불면증 개선·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발 걷기로 잘 알려진 '어싱(earthing)'은 '어스(earth)'의 진행형으로 '지구·땅·지면'과 접지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같은 열풍은 인구 53여만명인 옛 금관가야의 고도였던 경남 김해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김해 도심지에 위치한 숲속 공원과 산책로 등 곳곳에서 맨발 걷기 동호인들과 시민들이 주야를 가리지 않고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해와는 또 다른 진풍경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시내에선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한 맨발 걷기 동호회가 출범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지금은 도심 공원이나 해반천 등지에선 맨발로 걷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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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연지공원 핑크빛으로 물들인 '이싱포유'
전주 주말이었던 지난 16일 새벽 6시 김해시 연지공원에는 핑크빛 티셔츠를 착용하고 한참 맨발 걷기에 심취한 남·녀 수십여명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공원 일대를 누비며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김해시를 '맨발 걷기' 메카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결정된 맨발 걷기 모임 '어싱포유' 멤버들이다.
이들은 다른 시민들과는 달리 일반 평상복이나 운동복 차림이 아닌 핑크빛 티셔츠로 통일된 단체복을 입고 웃음꽃을 피우며 일행들과 대화를 나누고 때론 지나치는 시민들과 밝은 미소로 가벼운 인사를 건네며 건강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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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여한 회원들은 대략 50여명. 이들을 따라 맨발로 1시간여를 걸으며 맨발 걷기 동호회 '어싱포유' 출범과 활동에 대해 들었다. 지난 3월 김해시에 거주하는 세명의 시민들이 건강을 위해 해반천을 걷다 만난 것이 계기가 돼 출범하게 됐다는 김이원(55) 회장의 설명이다.
당시는 운동화를 착용해 걸었는데 세명이서 의기투합해 맨발로 걸으면서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이 한두사람씩 따라 하며 멤버가 급작스레 불어나 동호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불과 6개월여만에 적극 참여하는 회원 숫자가 200여명에 달한다. 물론 건강상으로 맨발 걷기를 시작한 이가 대다수다.
걷기가 끝나면 회원들은 처음 신발을 벗고 출발했던 지점으로 복귀해 한 자리에 모여 각자 회원들이 준비해 온 떡·삶은 계란·과일·음료수 등 간식거리를 먹으며 웃음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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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회원들은 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이들이 많다. 지역 정치인·언론인·전 현직 공직자·기업가·자영업·주부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70대에서 작게는 30대까지 연령별도 대충없다. 걔중엔 암·고혈압·당뇨·고관절·산후통 등을 겪은 환자들로 오랜 기간 병원 신세를 지거나 약물 등에 의존하는 등 고통의 시간을 보낸 이들도 있다.
이들은 맨발 걷기를 시작한 뒤 호전으로 생활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했다. 다른 운동으론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이러한 체험 사례 등이 회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어싱포유' 회원 가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모임에는 부부회원도 12쌍이다. 이들의 참여 사연도 특이하다. 박미숙(55) 사무국장은 "이들 부부회원은 한 사람이 먼저 회원으로 참여해 건강을 되찾는 걸 보면서 따라 동참하게 됐다"며 "앞으로 부부회원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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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밤 시간에 모여 김해 봉황동 유적지·연지공원·분성산 생태숲 황톳길 등을 맨발로 걸으며 시민들에게 '맨발 걷기' 건강·힐링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토요일 주말 새벽엔 정기모임도 갖는다.
부산 해운대·다대포·대저생태공원·창원 성주사 황톳길·양산 둑방길·진영 주남저수지 황톳길 등 인근 맨발 걷기 명소를 찾아 친목도모는 물론 힐링을 한다. 정기모임엔 50~60여명이 참여한다. 때론 참여 인원이 넘쳐 이동수단에 애로가 많다. 주로 카풀에 의존하는데 김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며칠전부터 고심하며 계획을 세운다.
동호회 출범 멤버인 조영언(56) 사무총장도 '맨발 걷기'로 건강을 되찾은 회원 중 한 명이다. 그는 5년여간 고혈압으로 매일 거르지 않고 약을 복용하다가 맨발 걷기를 시직한 지 5개월여만에 끓고 이젠 약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하루도 맨발 걷기를 빼먹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이원 회장도 맨발 걷기 사랑에 빠진건 다른 회원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그는 평소 지인들로부터 '골골이'로 불렸다. 몸이 너무 허약해 1년 내내 약으로 버텨냈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맨발로 걷고 난 후부턴 신기하게도 건강이 호전돼 기력을 되찾았다고 했다. 그 역시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새벽·밤 시간을 이용해 가까운 도심 공원을 찾아 회원들과 맨발 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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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에 참여해 건강을 되찾았다는 이철용(66) 씨는 "고관절이 안좋아 평소 50여m를 걷지 못하고 수년째 고생하다 우연히 맨발 걷기 모임을 알고 가입해 매일 끓이지 않고 운동을 반복한 나머지 지금은 하루 아침·저녁으로 8000보씩 걸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건강을 되찾게 됐다"며 맨발 걷기 애찬론을 펼쳤다.
이어 "혼자서는 처음에 맨발로 걷는 것이 왠지 낯설고 겸연쩍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그러나 여러 회원들과 함께 대화를 하며 걸으면 걸을수록 그러한 불편함이 사라지고 기분이 아주 상쾌해진다"라고 했다.
맨발로 걷고 난 뒤 건강이 호전된 회원들의 체험담은 부지기수다. 동호회는 맨발 걷기 효능을 톡톡히 체험한 덕에 더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맨발 걷기 홍보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 다음날엔 순수 회원들의 기금을 모아 창립 기념으로 맨발 걷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영언 사무총장은 "동호회는 맨발 걷기 홍보와 시민들의 건강 지킴이를 위한 맨발 걷기대회를 기획하고 있다"며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오는 10월말쯤 회원들의 정성을 모아 김해시민들의 건강·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걷기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맨발 걷기'가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고 시민들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건강한 삶의 영위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명품 걷기 길'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이원 회장은 "맨발 걷기는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걸을수 있는 장점이 많은 운동이며 빠른 세월을 사는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도 알려주는 아주 유익한 생활의 수단이고 건강 지킴이 역할까지 톡톡히 하는 축복된 선물"이라며 "앞으로 많은 회원이 참여해 행복과 기쁨을 함께 많이 공유하는 건강·힐링 단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전국에서 우리 동호회만큼 활성화된 동호회도 흔치 않을 것"이라며 "하루도 빼먹지 않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수십명이 떼 지어 맨발로 걷는 장면을 연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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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 시 주의해야 할 점도 당부했다. 동호회 한 회원은 "맨발로 걸을 때는 돌이나 유리조각에 베이지 않도록 시선을 항상 1m 앞으로 두고 시야를 확보해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아 두는 것도 좋고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는 것도 필수"라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사람마다 발 모양이 다양해 섣불리 맨발로 걷는 건 위험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며 "특히 고령층은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진 상태라 무리한 자극을 가하면 족저신경이 눌리면서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발의 감각이 둔해져 쉽게 상처를 입고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어싱'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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