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저축은행 대출문턱에 카드론 급증… 대응 방안은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1,967
2023.09.27 | 06:51:00
공유하기
|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함께 다중채무자가 많이 이용하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약 55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카드론 잔액 증가분인 6800억원의 80%에 해당되는 수치다.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문턱 높이기와 관련 있다.
저축은행은 연체 증가로 인한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위험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의 대출공급 축소는 일종의 풍선효과로 카드론 수요 증가를 가져왔다고 유추된다.
올해 1분기말 저축은행의 300만원 이하 단기 대출의 연체액은 전년동기대비 8.6%나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는 대출금리 상승과 연관 있다. 예금유치 및 이탈방지를 위한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중·저신용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을 증가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카드론의 수요 증가는 카드사의 대출금리를 더욱 상승시킬 개연성이 있다. 이는 차주의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카드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줄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실적 부진이 투자자의 카드채 투자수요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금리의 추가상승에 대비해 카드사가 채권 발행물량을 늘린 점도 카드채의 가격하락에 따른 금리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중 3%대에 머물던 카드채 금리가 최근 4%대 중반까지 상승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채의 상승세는 카드사의 이자비용 증가에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카드사는 이자비용 보전을 위해 대출금리 인상 및 카드소비자에 대한 각종 부가서비스 축소로 맞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카드론 금리의 상단이 15%에 육박하는 등 최근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이러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자금조달여건 악화로 장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사는 만기 돌아오는 채권의 차환발행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한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 노력도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 카드사는 159종의 카드상품을 단종시켰는데 이는 지난해 단종건수(106건)를 훨씬 초과한 수치로 부가서비스가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 위주로 단종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카드론 급증은 향후 대출금리 상승세와 맞물려 카드사의 연체 증가 및 대손발생으로 인한 위험관리비용의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 노력 등 비용절감 노력에도 향후 카드사의 비용을 늘리는 주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카드사의 영업자산 구성 변경 및 조달비용 축소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카드론 등 현금성 대출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신용판매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카드채의 비중을 낮출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늘릴 필요도 있다. 카드사의 대출 및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S는 발행금리를 낮추고 자금조달기간을 늘려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