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중국의 생성AI, 어디까지 왔나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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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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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등장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내로라하는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이 생성AI산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차세대 AI라는 생성AI산업을 미국이 주도하는 느낌이다. 미국과 기술 패권전쟁을 치르는 중국의 생성AI는 어디까지 왔을까.
중국의 생성AI산업은 현재 급성장세라는 평가다. 2021년만 해도 3개 사에 불과했으나 2022년 챗GPT의 충격 이후 올해 들어서는 13개의 기업과 기관들이 다양한 생성AI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시장은 중국의 생성AI 시장 규모가 올해는 50억위안(9000억원) 남짓이지만 2025년 800억위안(14조4000억원), 2026년엔 1700억위안(30조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성장률만 보면 2022~2026년간 연평균이 무려 320%다.
이러한 급성장이 전망되는 배경에는 첫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을 꼽는다. 중국 정부의 인공지능 올인은 2015년 공안부 주도의 '천망(天網)' 계획을 필두로 2016년 바이두의 '대뇌 프로젝트', 2017년 7월의 'AI2030'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2030'은 2030년에 중국 AI산업을 세계 톱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야심 찬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이다.
둘째, 민간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도 주요인의 하나다. 특히 빅테크 경쟁이 중국 생성AI 발전의 핵심.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초로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 생성AI 발전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셋째, 중국 AI의 높은 성장 잠재력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이는 중국의 AI 관련 논문과 특허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AI 관련 연구에 힘을 쏟아 2022년 세계 각국의 AI이노베이션지수 랭킹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달성한 데다 2021년 이후 AI 관련 논문의 질적 측면에서 미국을 뛰어넘는 등 급속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중국 테크전문 미디어 '36Kr'는 2012~2022년 9월까지 AI 논문 분석을 통해 고급 AI 논문 수의 비율은 중국이 2012년 20.4%였으나 2021년엔 50.7%로 미국 대비 우위라고 발표했다. 특히 AI 관련 특허 수는 동기간에 25만건으로 세계 전체의 60%로 압도적이다.
현황은 어떤가. 한마디로 산학연이 모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빅테크로는 BATH가 참여하고 있고 대학 및 연구기관으로는 예컨대 칭화대, 후단대, 무한대, 지위엔(智)연구원과 중커위엔(中科) 자동화연구소, 벤처기업으론 상탕(商湯), iFLYTEK, 청두이윈커지(成都醫科技), 뿐만 아니라 장쑤인항( 蘇行)과 같은 전통적 금융기관도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생성AI는 시스템구축 형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에코시스템(생태계) 구축형이다. 자사 서비스와의 융합 관점에서 자사에 우위가 있는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고 타 업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범용 AI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 형태다.
검색엔진 대형사인 바이두가 다른 산업 및 기업과 에코시스템을 공동개발 한다든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에코시스템을 공동 설립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 사례다.
둘째는 인프라 건설형으로 베이징 즈위엔인공지능연구원이 대표 사례다. 개발한 생성 AI 모델인 우다오(悟道)를 오픈소스화해 중소기업 개발을 지원할 방침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대(對)중국 고성능 칩 수출규제가 나오고 있어 중국의 독자적 개발과 중국산 칩의 채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셋째 그 외는 특정 업계를 위한 AI 모델로 업계 특화형으로 대형플랫폼 AI 모델과의 차별화가 특징이다. 음성인식 AI의 첨단기업인 iFLYTEK, 중국 최초의 의료 AI 모델을 발표한 청두이윈커지(成都醫科技)가 대표적이다.
물론 중국의 생성AI는 이용되는 파라미터 수가 아직 수백억 개로 조 단위를 넘나드는 미국의 챗GPT 등과는 격차가 꽤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하지만 시장이 연 300~400%의 급성장세인 데다,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고 정부도 최우선 지원 정책을 지속할 것인 만큼 중국 내 생성AI의 경쟁력은 급속히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중국은 인구가 미국의 거의 5배로 생성AI 학습에 필수적인 빅데이터 측면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은 향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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