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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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를 위한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가 1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4분기 가계 생활자금 등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어 서민들의 자금줄은 빠르게 메말라 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취급액은 1조4752억원으로 집계됐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평점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금리 이하를 자체 신용으로 공급하는 상품이다.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규모는 올 1분기 1조6685억원에서 2분기 1조675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1년 전 3조1436억원과 비교해서는 53.1% 줄어든 수치다.


대출 취급 규모가 작아지며 전체 대출 건수도 줄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3분기만해도 총 19만4836건의 대출을 취급했지만 올 3분기엔 8만8384건의 대출만 내줬다. 올 1분기 총 11만516건, 2분기엔 11만2446건으로 증가했지만 이 역시 감소세로 접어 들었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근 건 업황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연체율이 오르는 등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2022년 말 3.41% ▲2023년 3월 말 5.06% ▲6월 말 5.33%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올 2분기 이자비용은 1508억원으로 1년 전(730억원)과 비교해 2배 늘었으며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1468억원으로 이 역시 1년 전(633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대출문이 좁아지는 가운데 돈이 필요한 차주는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4분기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수요 지수는 9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엔 3 ▲2분기 -3 ▲3분기 -1으로 집계된데 이어 대폭 개선됐다. 남은 연말 가계의 생활자금 등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존 보다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