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CSM전략TF를 신설해 실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CSM전략TF를 신설해 실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손해보험업계에서 2위를 탈환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올해 초 도입한 IFRS17(새국제회계기준)에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을 극대화 해 2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로 별동대를 꾸렸다. 메리츠화재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30일) 현대해상은 조직개편을 통해 CSM전략TF를 신설하고 상품개발부장과 장기손익파트장을 거친 채형준 부장을 TF장으로 선임했다. CSM을 극대화 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2019년 메리츠화재와 DB손보에 밀려 4위로 떨어진 이후 4년 연속 4위에 머물러 있다. 현대해상의 올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도 7864억원으로 메리츠화재(1조3400억원)와 1.7배 차이가 난다.

이번 TF 신설은 현대해상 고위 경영진들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 3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악화되며 4위가 고착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임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CSM은 올해 도입된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정과목이다.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아직 제공되지 않은 보험서비스 관련 손익은 '보험계약마진'으로 부채에 포함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CSM은 향후 이익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은 기간 경과에 맞춰 상각 후 이익으로 산입되기 때문에 감소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신계약 CSM이 꾸준히 유입돼야 CSM 총액이 증가해 순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CSM 마진율은 보장성보험이 18~20%, 저축성보험이 5% 미만이다. CSM 마진율은 신계약 체결에 따른 CSM 증가분을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을 보험료의 현재가치로 나눠 구한다.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을 보험료 총액에서 보험사가 가져가는 이익의 비율인 셈이다.
현대해상의 올 3분기 누적 CSM은 1조3970억원으로 메리츠화재(1조3190억원)보다 680억원 높다. 이에 CSM전략TF는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 등 여러 측면에서 CSM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현대해상의 내년 CSM 개선여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해상의) 내년 보험손익은 2023년에 본격적으로 확대한 CSM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장기손익 개선 위한 CSM전략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