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월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1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출석해 있다. (서울시 제공) 2023.11.17/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월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1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출석해 있다. (서울시 제공) 2023.11.17/뉴스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서울시 대표 교육복지 사업인 '서울런'을 비롯한 주요 역점 사업 예산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의에서 대폭 삭감됐다. 서울시 조직 개편안 역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보류됐다.


1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서울시가 제출한 내년도 '서울런' 예산 172억원 중 51억원을 감액했다.

서울런은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에게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멘토링을 통해 학습관리부터 정서적인 문제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대표적인 교육 사다리 복원 정책이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의 여성안심벨 지원 사업 예산은 5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빗물펌프장 노후 배수설비 예산 또한 절반이 깎였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 활용·공원화 관련 사업(약 67억원)의 경우 시설비 65억원 중 임시개방부지 운영 비용을 제외한 63억6000만원이 모두 삭감됐다.


시립미술관 리모델링 사업(24억원)은 전액 삭감됐고, 수소충전 인프라 사업은 80억원 감액됐다.

시 조직개편안 역시 시의회에서 보류됐다. 시는 최근 도시계획국을 도시공간본부로 격상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소관 상임위인 기획경제위원회는 조직개편안을 보류했다.


기획경제위는 관련 상임위인 주택공간위 의원들이 해당안에 반대한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공간위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 전부 동의를 얻은 사안이라 조직개편안 보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예결위원회 심사 단계가 남았지만 이례적인 예산 삭감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 현재 시의회는 오 시장 소속인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시의회가 2·3급 확충을 골자로 한 공무원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의 협조 여부를 두고 양측이 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무원 증원 권한은 행정안전부가 갖고 있는데, 서울시 차원에서 행안부에 증원 문제를 건의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TBS 지원금 폐지 조례안을 두고서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퇴직금 지급 근거 마련을 위해서라도 폐지 조례안 시행일을 2024년 1월1일에서 6개월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은 연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고수해 왔다.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일단 오는 19일 해당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른 시 관계자는 "TBS 사안은 김현기 의장의 입장이 강경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