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일 선거제 개편을 놓고 좀처럼 총의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비례 의석수를 최대한 가져가기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하는 쪽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하자는 쪽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이재명 대표의 결단만 남았는데,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병립형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4시간 가까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결론 내리지 못했다.

쟁점은 현행 비례대표 배분 방식인 준연동형 유지 여부였다.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나눠 갖고,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은 준연동형 유지를 촉구했다. 비명계(혁신계) 정치결사체 '원칙과상식'을 주도하고 있는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지금 우리가 민심을 얻는 길은 병립형으로 돌아가고 후퇴하는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병립형 회귀 필요성을 거론하는 의원들도 상당수였다. 안규백 의원은 통화에서 "과반 의석과 1당을 뺏기면 지금 여당의 폭주 행태를 막을 방법 무엇이냐"며 "우리가 1당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지 이상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격론이 오가고 있는 만큼 당내에선 이 대표의 의중에 주목하고 있다. 원내 1당으로 선거제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당초 준연동형 유지를 내세웠지만, 비례 의석수를 최대로 얻기 위해 병립형 회귀도 고심하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지도부가 결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선 말을 아꼈지만, 병립형 회귀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28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병립형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병립형으로 다시 바꾼다면 정치 혁신에 역행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준연동형은 21대 총선에서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위해 도입됐으며, 20대 총선까진 병립형이 적용됐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 병립형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를 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준연동형을 지속하더라도 위성정당 폐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준연동형 유지하면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공언하고 있는 데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사실상 위성정당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준연동형을 전제로 '위성정당방지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20석 가량을 포기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므로 파장이 더 클 전망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에게 "특정 제도가 선이고 악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가급적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여러 가지 의견을 모아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