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 모빈 대표, 자율주행 로봇으로 새 시장 연다
[CEO인터뷰] 플랫폼 형태 개발로 다양한 적용 가능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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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 개발하는 모빈입니다."
최진 모빈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에서 자동차 엔진을 개발하다 2020년 10월 사내 예비창업자로 선발됐고 지난해 12월 현대차에서 분사하며 동료 2명과 함께 모빈을 설립했다. 독특한 제품 콘셉트로 주목받았고, 전국 주요 전시회의 단골손님이 됐다.
모빈의 핵심 제품은 자율주행 로봇이다. 최 대표와 최근 모빈 사무실이 입주한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로비에서 만났는데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로봇을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유인 배달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로 현재 국내외에서 배달 로봇이 개발돼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며 "모빈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자율주행 로봇에 초점을 맞췄고 장애물 돌파 능력에서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자율주행 배송 로봇은 아파트 단지나 리조트, 대학캠퍼스, 고층 빌딩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 기업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리솜리조트에서 편의점과 포장주문 물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함께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물품 배송을 위한 개발도 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선 바퀴는 금호타이어와, 배터리는 현대 성우 쏠라이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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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빈이 개발하는 자율주행 로봇은 독특한 바퀴 구조를 갖춰 장애물 돌파 능력이 타제품보다 뛰어나다. 서울시 '교통약자 보도환경 실태 전수조사' 결과 1km당 장애물이 19개나 되는 만큼 일반 도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모빈은 로봇 관련 특허를 현재 17건 출원한 상태고 10건 이상 보유했다. 그중 휠 시스템만 4개다.
최 대표는 "모빈 제품은 유연한 바큇살 덕분에 계단이나 도로경계석 등을 짚으며 오르내릴 수 있다"며 "배송 박스도 수평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여서 음식 배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강아지처럼 걸어 다니는 다리형 로봇이 안정적이고 성능이 좋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우리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날씨나 주변 환경에 따른 영향은 없을까. 그는 "'라이다'(Lidar) 센서 덕분에 야간주행도 가능하며 눈이 덮여서 주변 식별이 어려울 때도 이미 스스로 확보한 맵을 통해 주행 가능하다"며 "어두운 리조트 복도에서도 안정적으로 배송할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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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수익성이다. 성능이 좋아도 많이 만들지 못하면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 모빈은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본체의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만큼 활용도가 높다고 자신한다.
이런 점에 관심을 보인 건 한국도로공사(ex)다. 사고나 고장 등으로 도로에 차가 멈췄을 때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신호수 로봇' 제작을 의뢰한 것. 한국도로공사의 차에서 스스로 내려 먼 거리까지 이동한 뒤 안내판을 펼치는 식이다. 자율주행기능을 빼고 가격을 낮춘 게 배송 로봇과 다른 점이다.
현재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제품은 소형 택배 배송 로봇이다. 현재 제원으로는 15kg까지 적재가 가능한데 스스로 물건을 놓아두고 추가 배송을 이어갈 수 있는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주행가능거리는 6km.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진짜 필요한 로봇을 만드는 회사이고 싶다"며 "저희 제품을 보면서 편리하다, 좋다, 같이 하자는 말씀을 하실 때 너무 뿌듯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저희를 믿고 지원해준 현대차그룹에 감사하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선정한 스타트업에 개발비로 최대 3억원을 지원한다. 이들은 1년 동안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친 다음, 독립 기업으로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회사와 함께 결정한다.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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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