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인기 높아진 커버드콜 ETF, 쉽게 접하는 오해와 진실
고배당 지급에 무조건 혹해선 안 돼
이동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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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ETF(상장지수펀드) 중 비교적 낯선 전략을 따르는 상품이 있다. 바로 커버드콜 ETF다. 올초부터 현재까지 순매수금액 상위 10개의 ETF 중 7번째와 10번째로 순매수금액이 높은 상품이 바로 이 전략을 따른다.
커버드콜 ETF의 인기 요인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바로 고배당과 월배당이다. 커버드콜 ETF는 어떻게 운용하는 상품이기에 높은 분배금을 매월 지급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일까.
콜옵션 매도로 얻는 옵션 프리미엄
ETF의 분배금 재원은 투자자산이나 전략에 따라 다르다. 배당주 위주로 투자하는 ETF는 배당금, 채권 ETF는 채권 이자, 리츠 ETF는 임대료가 분배금의 재원이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 재원은 콜옵션을 매도함에 따라 지급 받는 옵션 프리미엄이다.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다른 유형의 ETF의 순자산 대비 분배금보다 높은 편이다. 또 분배금을 매월 지급하도록 매월 콜매도 계약을 맺는다. 이에 따라 커버드콜 ETF가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매월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콜옵션이란 무엇일까. 콜옵션은 주식 등 어떤 기초자산을 만기 이내에 특정가격(행사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아졌을 때 콜옵션 매수자는 옵션을 행사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기초자산을 살 수 있다. 콜옵션 계약을 맺을 때 콜옵션 매수자가 콜옵션 매도자에게 지불하는 대가가 옵션 프리미엄이다.
이를테면 A주식의 가격이 현재 10000원일 때 한 달 이내에 A 주식을 10500원에 살 수 있는 옵션 프리미엄 100원짜리 콜옵션 계약을 맺는다고 해보자. 만기가 도래하기 전 A주식의 가격이 1만1000원이 됐을 때 콜옵션 매수자가 옵션을 행사하면 콜옵션 매도자는 A주식을 제 가격인 1만1000원에 사서 콜옵션 매수자에게 행사가인 1만500원에 팔아야 한다.
콜옵션 매수자는 1만1000원짜리 A주식을 1만500원에 사게 된 셈이며 옵션 프리미엄으로 100원을 지불했기에 최종 수익은 400원이 된다. 한편 콜옵션 매도자는 A주식을 1만1000원에 사서 1만500원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먼저 취득한 옵션 프리미엄 100원을 공제하면 총 4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반대로 A주식의 가격이 1만100원 이하에 그친다면 콜옵션 매수자는 옵션 행사로 얻는 이득이 없으므로 행사 자체를 포기한다. 이때 손실은 이미 옵션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100원에 한정된다. 한편 매도자는 매수자가 옵션 행사를 포기했기에 옵션 프리미엄 100원의 최종 수익을 얻는다.
이처럼 콜옵션 매수자의 손실은 옵션 프리미엄으로 한정되는 반면 콜옵션 매도자의 손실은 기초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대로 무한히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매도하면 기초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무한 손실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이를 바로 커버드콜(covered call)이라 부른다.
콜옵션 매도와 기초자산 보유를 동시에 하는 커버드콜 전략
앞선 예시에서 콜옵션을 매도함과 동시에 A주식을 매수했다고 해보자. A주식이 1만1000원이 돼 콜옵션 매수자가 옵션을 행사하면 매도자는 1만원에 샀던 A주식을 매수자에게 1만500원에 팔게 된다. 콜옵션 매수자의 최종 수익은 앞서 든 예시에서와 같이 400원이다. 한편, 콜옵션 매도자는 A주식을 1만원에 샀었고 이를 1만500원에 팔아 500원의 차익을 남기게 된다.
물론 콜옵션 매도를 하지 않고 A주식에 투자했다면 주가 상승분 1000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콜옵션 매도만 했을 때 400원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 위험을 회피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콜옵션 매도만 했다면 주가가 행사가격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옵션 프리미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면 옵션 프리미엄의 수익은 얻더라도 주가 하락분의 손실을 입게 된다.
커버드콜 ETF는 이러한 커버드콜 전략을 ETF 내에서 구현한 것이다. 즉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과 콜옵션 매도 계약으로 구성돼 있다. 투자자가 직접 콜옵션을 매도해 커버드콜 전략을 구현했다면 계약 행사 또는 만기에 따라 전략이 종료되지만 ETF는 전략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매월 만기 때마다 계약을 새로 맺는다. 즉 매월 옵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것이다.
커버드콜 ETF는 무조건 우하향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변동장세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매월 주기로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ETF를 찾았다. 하지만 단순히 월·고배당 상품으로 접근했다가 커버드콜 ETF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보니 상품에 대한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를 꼽아 답변해보고자 한다.
커버드콜 ETF는 우하향할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 본 커버드콜 전략 이론에 따르면 커버드콜 ETF는 옵션 프리미엄을 취하는 대신 주식 등 기초자산 가격의 상승분을 포기하게 된다.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비록 옵션 프리미엄으로 보전하더라도 그 하락분을 손실로 입게 된다. 이를 종합하면 커버드콜 ETF의 가격은 올라가는 경우는 없고 하락하기만 해야한다. 하지만 각 커버드콜 ETF별로 커버드콜 전략이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따라 이론을 벗어난 가격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
우선 커버드콜 ETF는 꼭 앞선 예시와 같이 기초자산과 콜매도 비중을 1:1로 두지 않는다. 만약 콜매도 비중을 주식의 40%로 한정한다면 나머지 주식 60%의 가격 상승분은 커버드콜 ETF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즉 주식 가격의 상승분을 어느정도 쫓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초자산과 콜매도 비중이 1:1이더라도 옵션 프리미엄을 목표한 분배율만큼만 지급하고 일부 남은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이 경우 물론 하락폭이 크고 지속적이라면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정도가 덜하다면 느리더라도 장기적으로 ETF 가격이 원점으로 회복될 수 있다.
커버드콜 ETF는 횡보장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 사실 이는 완전히 오해라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기초자산과 콜매도 비중이 1:1인 커버드콜 ETF는 이론적으로 시장이 횡보할 시 수익 면에서 가장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특징을 십분 활용하려면 앞으로 시장이 횡보장일 지 아닐지를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또 기초자산의 가격상승분을 일부 반영하는 커버드콜 ETF의 경우 꼭 횡보장이 유리하다고 볼 순 없다. 따라서 커버드콜 ETF 투자 여부를 따질 때 주식 시장의 방향성이 선택의 기준이 되기보다 매월 높은 수준의 현금흐름이 필요하다거나 분배금이 조금 적더라도 일부 주가 상승분을 취할 것이라는 등 투자 목적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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