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고금리에도 이용하는 카드론·리볼빙, 규제개선·관리해야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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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6 |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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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드론 잔액이 줄어드는 대신 리볼빙 서비스 잔고가 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2679억원 감소했다. 반면 리볼빙 이월잔액은 전월 대비 1261억원 증가했다. 9월 리볼빙 잔고는 2021년 11월 공시를 시작한 이래로 최고 수치인 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카드사의 카드론 공급 축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카드론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카드론 잔고는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론 축소의 풍선효과로서 리볼빙 잔고가 증가한 점은 우려된다.
리볼빙 서비스 수요가 집중되며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도 17%에 달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동 서비스 수수료율이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카드사의 조달금리 상승 여파도 수수료율 인상에 반영되고 있지만 최근 리볼빙 서비스 수요 급증도 수수료율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가 카드론 이용 제한의 차선책으로 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저신용 차주란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수료율 지속은 향후 연체 확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신용취약 계층의 금융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서민금융상품 대출,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은 현재 차주 단위 DSR 계산에서 제외되고 있다.
하지만 저신용자가 손쉽게 이용하는 가계자금 용도의 실수요 대출인 카드론은 여전히 DSR 산정에 반영된다. 카드론의 DSR 산정은 정책금융 수요를 증가시키고 높은 이자율과 단기상환으로 차주의 채무부담을 가중시키는 리볼빙 서비스란 단기대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더욱이 카드사는 저신용차주들이 많이 이용하던 카드론의 이용 문턱을 높이면서 우량차주 위주로 해당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저신용차주의 카드론 이용을 제한하며, 리볼빙 서비스 이용으로 취약 차주를 내몰고 있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리볼빙 서비스 이용은 카드사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카드사의 리볼빙 잔고 변화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변화율간 상관계수는 약 0.6에 달했다.
높은 이자율로 인해 단기수익이 증가할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연체 증가로 인한 대손발생 및 대손충당금 증가로 인한 위험관리비용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해석된다.
최근 들어 카드사의 90일 이내 연체율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가계의 채무상환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징후로 이해되며 최근 2개월 연속으로 급증한 리볼빙 잔고 증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체율이 90일 이상 지속될 경우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어, 채무상환이 어려워지고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위험관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카드론 DSR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인 리볼빙 서비스 잔고 급증과 수수료율 급등, 카드사의 저신용차주에 대한 카드론 지원 배제의 문제점 해결이 필요하다.
정책적으로는 현재 DSR 산정을 제외하는 대출종류에 카드론을 포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카드사의 경우 리볼빙 서비스 증가를 통제하고 적정 공급수준을 유지하는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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