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앞에서 폭언을 들은 대학원생이 충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어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오빠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진은 숭실대 전경. /사진= 머니투데이
후배들 앞에서 폭언을 들은 대학원생이 충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어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오빠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진은 숭실대 전경. /사진= 머니투데이


후배들 앞에서 교수로부터 '너 때문에 행사를 망쳤다' 등 폭언을 들은 대학원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동생의 죽음에 오빠는 충격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한계레는 "숭실대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던 대학원생 A씨(24)가 지도교수 B씨로부터 폭언을 들은 뒤 지난 1월 중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하는 학부생들의 인솔 업무를 맡았다. 당시 B교수는 A씨 후배들 앞에서 "너 때문에 행사를 망쳤다" "바보냐"며 고성으로 질책했고 크게 당황한 A씨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 '죽을죄를 진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심경을 호소했다.


귀국한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망상 진단을 받았고 며칠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 유족은 지난 2월 학교 인권위원회에 사건을 신고했고, 숭실대 인권위는 조사에 나섰다. 인권위 조사 당시 B교수는 '(정신과) 약을 먹었으면 안 죽는다' '부모의 엄청난 잘못이다' 등 A씨 죽음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권위 조사 진행 도중 A씨 오빠는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숭실대 인권위는 B교수의 폭언·A씨 부모를 향한 2차 가해성 발언 등을 모두 인정해 학교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어 B교수에게 '8시간짜리 인권감수성 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지난달 13일 숭실대 교원 징계위원회는 B교수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유족들은 B교수의 영향력으로 인해 말도 안되는 경징계가 내려졌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현재 B교수는 언론사 질의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숭실대 측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며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