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사진=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사진=뉴스1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사에 42조원의 채무보증을 지원한 증권사들이 떨고 있다.


태영건설처럼 건설사의 부동산 사업이 지연·무산돼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면 보증 증권사가 대신 돈을 변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42조2218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40조206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한국투자증권의 채무보증액이 5조8995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KB증권(4조8796억원) ▲메리츠증권(4조8153억원) ▲신한투자증권(3조6492억원) ▲하나증권(3조2428억원) 순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말 채무보증액이 1조9663억원에서 이달 6월 2조6056억원으로 32.51% 증가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중견 건설사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채무보증을 지원한 증권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태영건설처럼 중소형 건설사들이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조차 못한 현장이 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폐 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571곳으로 2006년(581곳)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다. 지난해(327곳)와 비교하면 68.5% 급증한 수치다.

종합건설사의 폐업은 곧바로 하도급사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건설업체 중 929곳(41.6%)이 잠재적 부실 건설기업으로 분류됐다.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태영건설의 영업·재무 현황을 비롯해 PF 보증과 같은 우발 채무가 주 채무로 전이되는지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다.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확정되면 자체 신용도를 기준으로 보증을 선 프로젝트가 많아 기한이익상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시행사가 부동산PF를 갑지 못하면 증권사가 대신 갚는다는 약정이 적히는 만큼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