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시장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사진=한국거래소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시장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기업들은 반도체 경기 회복과 주요 수출 산업의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0조원 넘게 늘며 실적 훈풍을 맞은 반면 코스닥 기업 상당수는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636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56조99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7%(10조8336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759조1712억원으로 6.65% 늘었고, 순이익은 51조5279억원으로 무려 41.79% 급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은 27.19%, 순이익은 46.37% 증가하며 대형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실적 회복세가 확인됐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7.51%, 6.79%로 전년 동기 대비 1%p 이상 개선됐다.


업종별로 전기·전자(40.44%), 전기·가스(93.77%), 제약(87.46%) 등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기계·장비(-33.85%), 종이·목재(-73.01%) 등 일부 업종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순이익 흑자 기업 수는 478개사로 전체의 75.16%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18개사 줄어든 수치다.

코스피 금융업종은 엇갈린 성적을 냈다. 보험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95% 줄었지만, 금융지주와 증권 업종의 순이익은 각각 14.31%, 5.11%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냈다.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212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2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감소했고, 순이익은 1조5625억원으로 26.78% 급감했다. 매출은 4.36%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3.31%로 전년 대비 0.23%포인트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는 기업 수익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568개사가 적자를 기록했고, 이 중 190개사는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121개사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IT서비스(130.08%), 운송장비·부품(28.71%)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67.93% 감소하며 부진했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일부 제조업 중심 업종에서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코스닥150지수 편입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94%, 38.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0.57% 감소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26.69% 감소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재무건전성도 다소 악화됐다. 코스피의 부채비율은 112.88%로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상승했고, 코스닥 부채비율도 109.45%로 4.57%p 올랐다.

거래소는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대형주의 실적 회복이 두드러졌지만, 코스닥은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 금리 부담 등 복합 악재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며 "연간 기준으로는 실적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