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바삭바삭' 외투가 감싼 원물의 맛, 덴푸라 오마카세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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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고소한 반죽으로 감싼 뒤 고온으로 빠르게 익혀 재료 본연의 풍미를 끌어올린 바삭한 튀김 요리는 음식의 맛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조리법이다. 한식에서 튀김 요리는 주로 분식이나 프라이드치킨 등 일상 속에서 캐주얼하게 즐기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중식에서는 튀긴 재료를 웍에 소스와 함께 버무리는 형태의 요리들이 발달했다.
튀김 요리가 보다 디테일하게 발달한 일식의 '덴푸라'도 빼놓을 수 없다. 덴푸라는 속 재료가 거의 비칠 정도로 튀김 옷을 얇게 입히는 것이 특징이다. 알맞은 튀김 옷의 두께와 식감을 유지하되 속 재료의 익힘 정도를 조절해야 하는 등 섬세한 스킬을 요한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붙잡는 조리 기법인 만큼 제철의 신선한 식재료가 사용될수록 맛의 고도가 높아져 눈앞에서 최고급 재료를 즉석으로 튀겨 내어주는 '덴푸라 오마카세'는 최근 일식의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키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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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사 스퀘어 2층에 자리한 덴푸라 오마카세 '키이로'는 현재 국내 덴푸라 신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곳으로 꼽힌다. 최고의 식재료로 선보이는 코스 구성을 무려 4만원대에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어 1년 치 예약이 이미 끝났을 정도다. 이곳은 강남에서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스시 전문점인 '김수사'와 연남동의 미쉐린가이드 선정 야키토리 전문점 '야키토리 묵'이 합심해 선보인 공간이다. 일식 분야에서 이미 스타 반열에 올라있는 두 업장에 대한 미식가들의 신뢰가 두터운 만큼 오픈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외식 공간들이 조용한 격전을 벌이는 신사 스퀘어 2층에 눈에 띄는 외부 간판 없이 자리한 키이로(きいろ)는 일본어로 '노란색'을 뜻한다. 맛있는 식재료를 감싼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튀김옷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이곳을 이끄는 윤태호 셰프는 텐동(일본식 튀김 덮밥) 전문점 '신야텐야'와 '시타마치 텐동 아키미츠' 등을 거치며 다양한 일식 튀김을 연마해왔다.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 고급 덴푸라나 밥과 곁들인 텐동 등 아직 일식 덴푸라가 대중화되지 않고 튀김 요리 자체가 분식이나 치킨 정도로 국한되어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지 못한 국내 외식 신에서 이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단다.
무엇보다 고온에 빠르게 튀겨내는 덴푸라 조리법은 제철 식재료가 지닌 맛과 영양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고소한 튀김 옷과 결합해 입안에서 식감과 풍미의 꽃을 피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 윤 셰프는 당일 사용할 코스의 재료를 즉석으로 손질한 뒤 바로 튀겨냄으로써 원물의 맛을 극대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처음 덴푸라 오마카세를 경험하는 이들은 튀김만 계속 나오는 코스에 대해 우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맛과 식감에 따라 세심하게 배치한 다양한 채소와 제철 해산물 라인업이 차례로 출격한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각 재료마다 다르게 배합된 튀김 옷과 적절한 온도, 소금, 와사비, 텐쯔유 등 곁들이의 차별화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덴푸라를 한 점 한 점 즐기다 보면 눈앞의 튀김기에 '풍덩' 잠영하는 튀김이 얼른 떠오르기를 기다리게 될 뿐이다.
덴푸라는 속 재료마다 기름 배합이나 온도, 튀기는 시간이 각각 다르기에 고급 덴푸라로 갈수록 셰프의 숙련도에 따라 맛의 편차가 매우 큰 장르다. 이곳의 튀김옷은 속이 비칠 정도로 얇은데 균일한 두께감에서 주방장의 솜씨를 가늠할 수 있으며 바삭하지만 입안에서 거칠지 않을 정도로 알맞게 부드럽다. 이는 밀가루 자체도 급속 냉동고에 보관해 수분을 최대한 차단하고 반죽을 할 때 달걀 휘핑을 활용하는 등 작은 요소 하나에도 세심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물이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코스 구성은 그때그때 변화를 주고 있다. 쫀득한 구좌 당근 튀김과 촉촉한 가지 튀김, 부드러운 장어 튀김, 새우 살을 채운 표고버섯 튀김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며 담백하고 고소한 별미 생선인 보리멸 튀김, 통통한 삼배체 굴 튀김 등은 미식가들이 첫손 꼽는 메뉴다. 바삭한 튀김과 상큼하게 입안을 정돈해 주는 스파클링 와인이나 청량한 라거 계열 맥주와의 궁합도 발군이다.
◆이속우화덴푸라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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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성비의 한우 오마카세로 인기몰이를 한 '이속우화'에서 선보인 덴푸라 오마카세 전문점. 이속우화 브랜드의 상징처럼 그날의 식재료를 명품 가방에 담아 선보이는 퍼포먼스는 인증샷 욕구를 자극한다. 제철 해산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덴푸라가 제공되며 팀당 1병까지는 콜키지 프리 정책을 취하고 있어 모임을 가지기에도 좋다.
◆시라카와텐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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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튀긴 튀김 요리를 뜻하는 '아게타테'를 메인으로 다양한 술과 간단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덴푸라 10종을 그날의 식재료로 선보이는 오마카세 코스를 3만원 대로 즐길 수 있으며 문어숙회, 치킨난방 등 다양한 안주 메뉴와 덴푸라를 단품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오이 와사비 절임은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찰떡궁합 메뉴.
◆덴푸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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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한우 오마카세 '모퉁이우'에서 선보인 덴푸라 오마카세. 이름처럼 '덴푸라 오마카세 실험실'을 표방하며 아늑한 카운터 바에서 최상급 식재료로 다양한 시도를 꾀한 덴푸라 오마카세를 경험할 수 있다. 단일 코스 메뉴를 선보이며 덴푸라뿐만 아니라 가이세키 스타일의 요리와 초밥 등 다양한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일식 요리가 포함되어 전체 식사의 밸런스를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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