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6일!] 온 국민이 숨죽인 4분10초… '피겨여왕'의 즉위식
[역사 속 오늘] 김연아 선수 올림픽 첫 금메달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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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26일.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장면이 연출됐다. 피겨 여왕의 즉위식이 거행된 것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생중계된 이날 오후. 빙판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숨막히는 4분10초의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1만6000여명의 관객이 커다란 환호와 함께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링크장에는 쉴새없이 꽃다발과 인형이 쏟아졌고 김연아 선수는 감격에 북받친 듯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받고 쇼트프로그램(78.50) 점수를 합쳐 총점 228.5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김연아의 연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국민들도 TV 화면에 김연아의 점수가 표시된 순간 환호성을 터뜨렸다. 뒤이어 일본 대표 아사다 마오의 연기가 이어졌지만 김연아의 기록을 깨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연아는 이날 올림픽에서 실수 하나 없는 '무결점 연기'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경기 모두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점수를 경신해 무려 쇼트-프리-종합으로 이어지는 '세계신기록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 이광영(남자)과 김혜경, 이현주 선수가 처음 출전한 지 42년 만에 달성한 피겨 역사상 첫 쾌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처음 울었다"… 피겨 여왕의 즉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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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인 2월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도 김연아는 강철 멘탈의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연아의 오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앞서 연기를 펼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한 상황이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도 미소를 유지한 김연아는 보란 듯이 합계 78.50으로 세계기록을 경신해 쇼트 1위를 기록했다.
아사다 마오는 이날 경기에서 73.78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그는 26일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1.72점을 기록해 합계 205.05점으로 은메달을 받았다.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보다 18.06점이나 높은 점수를 획득해 해외 언론마저 '아사다 마오는 더 이상 김연아의 적수가 아니다'고 단정지었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김연아는 "아직도 오늘 한 일이 믿겨지지 않는다. 저런 점수를 받았다는 게 놀랍다"며 "경기가 끝난 뒤 처음 울었는데 너무 기뻤고 모든 게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감격해했다.
분당 시청률 최고 41.9%… 역시 '피겨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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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김연아는 시청률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2월26일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진 오후 1시 22~29분의 시청률은 36.4%까지 치솟았다. 점유율도 62%(AGB 닐슨 서울)로 나타났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김연아의 금메달이 확정된 오후 1시36분으로 41.9%를 기록했다. 이틀 전인 2월24일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록한 최고 시청률 36.2%를 또 다시 갱신한 것이다.
당시 SBS 관계자는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 피겨스타인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폭발적인 관심이 모였다"며 "특히 김연아 선수가 지난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던 게 26일 프리프로그램에서 최고 점유율과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중계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은 김연아 경기 온라인 중계의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41만명을 기록했으며 "2006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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