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무리였다" OCI·한미, 통합 무산… 사업 계획 차질
'통합 반대파' 임종윤·임종훈 형제,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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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이 중단됐다. 그룹 통합을 반대했던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강화 목적이 컸던 점을 감안, 통합 추진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회사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이 추천한 권규찬·배보경·사봉관 등도 이사로 선임되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다.
주총 결과에 따라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도 무산될 전망이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이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등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명분에 맞지 않다고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보고 있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말 한미사이언스 지분 7.29%로 임종윤 사장(12.12%)에 못 미친다. 하지만 통합 후에는 통합지주사 최대주주(8.62%) 자리에 오른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통합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받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이 주총에서 승리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재계 평가다.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주총 전 임종윤·임종훈 사장 편에 섰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대주주들이 개인적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안정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신 회장 선택으로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 지분은 40.57%에 달했다. 임 부회장 측 지분은 35.00%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임 부회장을 추가 지지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이기지 못했다.
그룹 통합이 좌초되면서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우현 회장은 OCI홀딩스 지난해 말 3대 주주(6.55%)에 그친다. 1·2대 주주는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과 이복영 SGC 회장(7.37%)이다.
제약·바이오 사업 확대도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우현 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했다. 부족한 자본은 OCI그룹에서 충당하고 한미약품그룹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방식으로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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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