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해외 수출 성과… 지지부진한 합병에 홀로서기 나서나
티빙과 합병 과정에서 몸값 올리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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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유럽과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또 다른 국내 OTT '티빙'과의 합병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복안이다.
티빙 역시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실탄을 쓴 만큼 웨이브 인수에 힘을 쏟긴 어려운 상황이다. 웨이브가 이러한 자강 행보를 통해 합병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웨이브는 미주지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Wavve Americas)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웨이브아메리카는 글로벌 1위 K엔터테인먼트 플랫폼 KOCOWA+(Korean Content Wave·코코와)를 통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서비스 경험과 해외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코코와는 현재 제공 가능 언어(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를 기반으로 영국·아일랜드·스페인·포르투갈·호주·뉴질랜드 등 39개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코와는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K-POP 콘텐츠 등을 다국어로 제공한다. 구독료는 월 6.99~7.99달러다.
웨이브는 해외 시장을 발판으로 매출 신장을 노린다. 작년 국외 지역 매출은 157억원으로 2022년(233억원)보다 줄었다. 그동안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한류가 통하는 글로벌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몇 달째 이렇다 할 움직임이 안 보인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티빙은 CJ ENM과 네이버·에스엘엘중앙·KT스튜디오지니, 웨이브는 SK스퀘어와 지상파3사(KBS·MBC·SBS)가 주요주주다.
티빙은 웨이브를 인수하는 데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지상파 입김이 강한 웨이브는 콘텐츠를 쉽게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주희 대표 역시 최근 간담회를 통해 "스테이크홀더(주주)가 다양하고 많아 합의점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적자를 거듭한 웨이브는 연내 월 단위 손익분기점(BEP)를 넘기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영업적자는 791억원을 냈는데 이는 전년(영업손실 1178억원)과 비교해 387억원을 줄인 것이다.
현재 손잡고 있는 알뜰폰(MVNO), 유료방송, 가전, 유통,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등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웨이브 홀로서기는 향후 티빙과의 협상이 진전될 경우 매각가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는 여전히 자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합병과 관계없이 실적 개선은 필요하다"며 "수익성이 올라가면 나중에 합병이 가시화되더라도 나쁠 것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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