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美中 갈등 반사이익… 박준경 '선견지명' 돋보여
NB라텍스 수요 확대 가능성 ↑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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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산 수술용 고무장갑 관세 인상으로 금호석유화학이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중국 장갑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며 금호석유화학 핵심 품목인 NB라텍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서다. 장기적 관점에서 NB라텍스 선제 투자를 이끌었던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의 선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생산된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 관세 비율을 기존 7.5%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상 시점은 오는 2026년까지로 예정됐다.
관세 인상 시 금호석유화학 수혜가 예상된다. 저가 공세를 펼쳤던 중국 장갑 업체들의 영향력이 꺾이고 대체 기업인 말레이시아 장갑 업체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말레이시아에 수술용 장갑 원료인 NB라텍스를 수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금호석유화학 NB라텍스 최대 수입국이다. 현지에서 수술용 장갑 생산이 늘어날 경우 금호석유화학 실적도 덩달아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석유화학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 관세 인상 계획 덕분에 금호석유화학 숨통이 트일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NB라텍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금호석유화학은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증설 작업을 펼쳐 왔다. 지난달 23만6000톤 규모의 증설을 마치고 연간 94만6000톤의 NB라텍스 생산체계를 갖췄다. 이번 증설에 투자된 금액만 2400억여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장갑 업체들의 수급 재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품질 다각화 및 기술 고도화를 진행해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준경 사장이 있다. 박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NB라텍스 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공장 증설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이상 영업 실무를 맡으며 쌓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NB라텍스 판매전략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사장이 영업본부장을 맡았던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영업이익 2조4068억원)을 거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시장에서 감지되는 긍정적인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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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