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내가 금메달 딴 이유"… 협회 직격한 안세영
차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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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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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무려 28년만에 한국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선사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배드민턴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안세영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허빙자오와의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안세영은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내 안세영은 작심한 듯 "아시안게임 이후 무릎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고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특히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을 계속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사실상 은퇴 선언으로 느낄 수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금메달이라는 기쁨을 팬들에게 선사한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해서는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이에 머니S는 안세영을 7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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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 직격탄을 날린 안세영은 인터뷰 이후 5시간여가 지나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이야기"라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며 사태를 진화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 속에서 협회측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성난 팬들은 양궁협회와 비교하며 배드민턴협회를 질타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협회는 몇몇 매체들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당 사안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문체부는 6일 "파리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다른 종목들에 대해서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대통령실도 이번 사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그때까지 경기에 집중하고 올림픽 이후 트레이너 계약 문제나 훈련 과정의 선수 대우, 보호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는지 문제 제기한 부분을 정확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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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역시 분노하고 있다. 과거 이용대-김기정 조가 협회 실수 탓에 약물검사 관련 절차 규정을 위반해 자격정지를 받았던 사례까지 재조명됐다. 지난 2013년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협회는 관련 시스템(ADAMS)에 소재지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았고 결국 테스트를 받지 못해 자격정지 1년을 받아야만 했다. 추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4만달러(약 5480만원)의 벌금으로 징계가 정정됐지만 당시에도 협회의 안일한 일처리는 큰 비판을 받았다.
안세영의 부모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부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세영이가 몸에 대한 거 말고는 사실 다른 데에 관심이 있는 게 없다"고 전제하며 "선수촌이 단체로 있는 곳이어서 세영이만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 대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세영이가 충분히 케어받고 싶고 팀에서도 충분히 해주실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그런 걸 원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세영이한테 만족감을 줄 수 없어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었고 상처도 많았다"며 "그걸 이겨내는 것이 힘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안세영의 기자회견을 들은 방수현 해설위원도 한 매체를 통해 "협회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며 안세영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물론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전제했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세영이 많은 대회를 치러야 했던 점을 안타까워했다.
안세영은 7일 오후 4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일단 "은퇴로 곡해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마지막으로 안세영의 입을 통해 나온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 선수단이 이번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연일 주목받고 있지만 안세영이 귀국 이후 어떤 발언을 할 것인자애 대해서도 그에 못지 않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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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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