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도시 울산'… SK이노가 지역 스타트업과 손잡은 이유
지역 AI기업 딥아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 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 개발
울산=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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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부에선 SK를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표현합니다."
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서 만난 김기수 딥아이(DEEP AI) 대표는 "SK 덕분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지역 기업과 상생을 통해 DT(디지털 전환)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CLX는 여의도 면적의 3배 크기로 전체 파이프라인은 약 60만km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부터 스마트플랜트 구축에 뛰어들었다.
정유사들이 앞다퉈 스마트플랜트를 구축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울산CLX가 특별한 이유는 중소기업과 협업해 DT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AI기업 딥아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 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SK가 보유한 4만건의 데이터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긴밀한 협업으로 현장에 꼭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SK와 딥아이의 사업이 대기업과 지역 스타트업 간의 협업에서 아주 우수한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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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LX 시연장에 놓인 열교환기에는 수백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특수 기계로 물을 흘려보내 초음파로 내부 모습을 촬영하자 AI가 3D로 화면을 구성하고 결함 부위를 색깔로 표시해 시각화했다. 전문가가 이 작업을 수행하면 한 본당 최대 10분이 걸리지만 AI는 수십초 만에 결함을 찾아낸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초음파로 열교환기를 촬영한 뒤 작업자가 육안으로 결함 여부를 확인해 왔다. 열교환기가 노후되면 균열, 부식, 마모가 자주 발생한다. 이때 누유가 생기면 물질이 섞여 제품이 오염될 뿐 아니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검사가 필수다. 설비 고장 원인의 약 80%는 열교환기 내 튜브 손상이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해야 했다. 열교환기는 울산CLX에만 7000여개가 있다.
SK이노베이션과 딥아이가 개발한 AI IRIS기술은 초음파로 설비를 촬영한 뒤 AI가 결함을 찾아낸다. 숙련된 기술자의 노하우와 역량으로 결과를 판독하고 진단한다. 이를 통해 검사 속도는 70% 향상되고 비용은 50% 절감할 수 있다. 검사 정확도는 98% 이상이다.
박재한 스마트플랜트추진팀 PM은 "그동안 초음파로 튜브의 부식 상태를 확인하고 사람이 부식이 많은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을 했다"며 "AI를 활용하면 더 빠르고 쉽게 취약 부분을 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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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지역 기업과 협업해 울산의 AI 제조 혁신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 도입한 스마트플랜트 시스템을 상업화했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OCEAN-H는 정유석유화학산업에 최적화돼 있다. 현재까지 울산지역 5개 업체가 OCEAN-H를 도입한 것이 방증이다. 시스템을 고도화해 OCEAN-H를 글로벌 에너지 기업 등에 공급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정창훈 스마트플랜트추진팀장은 "SK가 솔루션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화하는 것은 울산 제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며 "응용 IT 기술력이 뛰어난 대한민국에서 산업 지식 데이터가 집약된 솔루션이 확산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고 이를 SK가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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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