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마비노기 IP의 위기… 모바일 뜨니 PC 흔들
마비노기 PC 매출 하락… 모바일 흥행에 카니발리제이션 시작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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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장수 IP '마비노기'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20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온 마비노기는 최근 모바일 버전의 흥행을 바탕으로 재조명받았지만 원작 PC는 버그 논란 이후 유례없는 침체를 겪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다른 게임들과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름 상승세인 마비노기 모바일 역시 운영상 잡음이 계속 일면서 유저들의 비판이 뒤따른다.
넥슨은 지난 3월 27일 '마비노기 모바일'을 정식 출시했다. 원작 특유의 낭만과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그래픽과 조작 방식으로 재해석한 점이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5월 중순까지 약 3000만 달러(한화 약 41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는 '리니지M'이었고 마비노기 모바일은 2위였다.
하지만 원작 PC 버전의 존재감이 급속히 희미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짙다. 마비노기 PC는 올해 초 발생한 '돈 버그' 사태 이후 운영 위기를 겪고 있다. 1분기 매출 역시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돈 버그 사태는 게임 내 상품 구매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게임머니가 복사돼 인게임 인플레이션을 야기, 게임 생태계 공정성을 흔든 사건이다. 넥슨은 당시 버그로 풀린 재화 중 99%를 회수하고 관련 문제가 게임 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유저들의 우려는 커져만 갔다. 이전 업데이트 과정에서 이 같은 버그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게임 운영의 세심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등장은 마비노기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마비노기 PC는 기존 유저의 이탈과 신규 유입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넥슨은 개발 당시부터 '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단호히 답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더라도 PC 버전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은 없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저들은 모바일로 관심이 쏠리면서 PC 버전 운영이 더 소홀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운영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마비노기 모바일마저 서비스 안정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출시 초기에는 기대에 못 미친 완성도와 불안정한 서비스로 마비노기 명성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진행된 첫 대규모 업데이트 당일 버그 발생 이후 23일까지 총 5차례에 걸친 연속 점검도 있었다. 그럼에도 버그 관련 문제가 여전히 이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마비노기 IP는 단순한 게임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유저와의 장기적 유대, 고유한 세계관은 한국 MMORPG 역사에서 상당한 입지를 차지해왔다. 최근 흐름은 IP 수명 연장이 '원작 침식'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에 빠진 마비노기는 지난달 2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마비노기' 21주년 기념 행사인 '뉴 라이즈'를 열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당시 판타지 파티는 약 3000명의 이용자들이 찾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레이어스 클래식, 배기성, 경서 등의 특별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역사가 깊은 IP는 구조상 큰 틀의 변화는 힘들다"며 "마비노기가 넥슨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IP지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마땅한 카드가 안 보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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