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빨라졌다" AI 열풍에 확 달라진 보험사
[Future & 2024]⑩ AI 신기술 활용해 고객편의 강화… 보험사기도 속속 잡아내
전민준 기자
5,503
공유하기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대전환,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선언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한국의 강국 도약 선포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필요 시 AI 기술 지원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권은 정부의 AI 총력전 선포에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한 혁신 금융 플랫폼을 출시하고 금융서비스를 개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머니S는 'AI 산업, 5.0시대'를 맞아 금융의 미래 포럼을 준비했다. 한국 금융시장의 AI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성장을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
보험업계에 AI(인공지능) 바람이 불고 있다. 전세계 보험시장에서 한국은 디지털화 금융 바람에 경제적 잠재력이 가장 높은 국가다.
2023년 12월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리가 공개한 '국가별 보험 디지털화 지수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대상국가 29개국(선진국 21개국, 신흥국 8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리는 세계 2위 재보험사로 현재 세계 30개국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통계를 기초로 보험산업의 접근성과 혁신, 시장개방 등 8개 부문을 평가했다. 이에 걸맞게 최근 한국 보험사들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보험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손해보험업계, AI 기술로 업무 효율화
우선 삼성화재는 AI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특히 2024년 상반기 특허를 취득한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상병심사 시스템 '장기U'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보험 가입자의 고지 내용과 보험금 청구 이력을 통해 인수 가능한 최적의 담보를 신속하게 결정한다.자체 심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승인여부를 통보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보험심사 프로세스는 1초 안으로 줄었다. 장기U만으로 심사 완료된 비율은 2021년 5월 63%에서 2024년 상반기 87%로 24%포인트(p) 올랐다.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대기시간 상당부분을 단축한 것이다.
|
최근 현대해상은 TM(텔레마케팅) 상품 가입시 고객의 업무 편의를 위해 보이는 TM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TM 상품을 가입할 때엔 고객이 약 40분에 걸친 긴 상품 설명을 들어야만 했다. 이에 보이는 TM 서비스는 가입시 필요한 중요 내용을 고객 휴대폰에서 동시에 확인해 보다 정확한 상품 안내와 함께 상품 가입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현대해상은 AI음성봇을 통한 고객의 콜상담 업무 효율화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현대해상은 보험 가입 후 실시하는 해피콜, 보험 계약 해지 임박 안내 등에 AI음성봇 시스템을 적용 중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엔 자동차 사고 초기 안내와 자동차 보상 진행사항을 안내하는 AI음성봇 서비스를 추가 오픈했다.
DB손해보험은 2019년부터 기존 방식과 차별화한 업무자동화 시스템인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30개의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신규 가치를 창출했다.
'RPA'는 S/W 로봇을 통해 사람의 작업을 모방해서 자동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통상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주로 활용한다. DB손해보험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도 RPA를 적용했다.
메리츠화재는 TM 채널에서 선보인 '음성봇'과 '보이는 TM 보험 가입 서비스(메리패스)' 등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등 현업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TM채널의 지난해 장기인보험 매출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는데 신계약 가입 65% 이상이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올해 1분기에는 그 비중이 약 70%로 더 높아졌다. 설계사가 직접 음성통화로만 진행하는 기존 방식 대비 2배 이상 가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은 계약심사 전략모델인 '자동차보험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LG CNS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시스템은 AI가 과거 자동차 사고데이터를 분석해 복잡한 사고 패턴을 찾아내고, 향후 유입 고객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시스템은 기존에 인수가 어려웠던 고객 중 향후 사고발생 확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의 경우, 별도 대기시간 없이 계약체결이 가능해 편의성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I 고도화를 위한 외부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 3월 KB손보는 생성형 AI 전문 기업 딥브레인AI와 손잡고 'AI 명함 서비스'를 보험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사진 1장과 10초 분량의 음성만으로 보험설계사와 동일한 모습의 가상인간을 구현한다.
보험금 지급속도 빨리지는 생명보험업계
삼성생명은 금융취약계층 고객도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부터 계약 유지, 보험금 청구 단계까지 디지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먼저 가입 단계에서는 모바일청약과 디지털진단을 운영한다. 유지 단계에서는 고객이 원할 때 편리하게 납입할 수 있는 '디지털 납입 채널'인 웹 납입, 카카오페이납입 등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와 모니모 앱을 통해서도 처리가 가능하다. 편리한 인증 방식, 빠른 속도, 쉬운 화면 구성으로 고객은 플라자를 방문하지 않아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보험료 납입 방법도 모바일 웹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서 납입할 수 있도록 다각화했다. 보험금 청구도 모니모와 모바일 웹 등을 이용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 입력 후 병원 영수증을 촬영해 전송하면 1분 이내에 청구가 완료된다.
한화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해 상품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다. 보험금 접수·심사·지급 업무를 AI가 사람을 대신한 데 이어 디지털 혁신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딥러닝 기반의 AI OCR 솔루션을 활용해 보험 청구서류 이미지를 정형화 했다. AI OCR은 AI를 활용해 광학식 OCR(광학문자판독장치)을 통해 한 단계 발전시킨 형태다.
AI OCR은 진료비 영수증, 세부내역서, 처방전 등의 보험 청구서류 이미지 파일을 인식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실제 위험률 개발에 활용해 차별화된 상품 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OCR 기술로는 진료비 영수증과 같이 정형화된 문서를 판독하는데 그쳤다.
한화생명의 AI OCR은 딥러닝을 통해 AI가 서류를 스스로 판단하며 학습하게 해 상품개발을 위한 경험 통계 산출까지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가입, 유지, 지급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2년 9월부터 보험 가입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 청약 전 답변 조회 서비스(K-PASS)를 운영하고 있다. 가입 시 고객의 질병 정보를 입력하면 전자 매뉴얼을 통해 자동심사가 이뤄져 심사 결과를 즉시 제공한다.
K-PASS를 통해 신계약 가입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효과를 얻었다. 2021년 8월말과 비교해 지난해말에는 신속심사 상품군 가입시간이 28.6시간에서 8.3시간으로 감소했다. 일반심사 상품군 가입시간은 41.5시간에서 11.5시간으로 줄었다.
교보생명은 2022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보험금 청구서류 광학문자인식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사고보험금 AI 심사 모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OCR 시스템은 업계 최초로 13종의 청구서류를 인식하며 청구서류가 등록되면 OCR 문자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서류의 문자를 데이화해 접수 업무를 지원한다.
사고보험금 AI 심사 모델은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심사 난이도를 평가하고 자동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해 자동심사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사고보험금 심사 정확성은 유지하고 처리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병원별 환자등록번호 중복 여부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 심사자가 정확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심사지원 기능을 개선했다.
신한라이프는 2022년 콜센터 전화하면 기존의 ARS 안내 음성을 듣지 않고 원하는 서비스를 음성으로 할 수 있는 대고객 음성봇 서비스 보리를 운영 중이다.
'보리'는 보험의 리더라는 뜻으로 고객발화내용을 스스로 인지해 TTS음성 안내와 최종 업무처리까지 one-stop으로 제공한다. 콜센터 이용 고객이 주로 요청하는 ▲보험계약대출 지급 및 상환 ▲계속보험료 즉시 출금 및 일회성 가상계좌 발급 ▲사고보험금청구를 위한 가상팩스 발급 ▲증명서 및 신청서 팩스 발송 등의 업무를 안내 음성과 함께 최종 처리가 가능하다.
아울러 보험청약 필수 확인 절차인 해피콜 안내와 연체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등 아웃바운드 안내도 진행하고 있어 단시간에 보다 많은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필수사항을 알려 드리고 있습니다. 음성봇의 활용으로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여 상담사의 피로는 줄이고, 고객의 대기시간이 감소했다.
농협생명은 온라인보험 청약 원스탑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이다. 고객이 농협생명 모바일앱에서 최초 1회 로그인 시 추가적인 본인인증 없이 상품설계부터 가입, 보험금 청구까지 앱에서'원스탑'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고객 맞춤형 자동설계, 개인정보 입력 최소화, 본인인증 단계생략, 전자서명 수단을 확대한다. 로그인 개인정보를 활용 맞춤형 상품설계가 가능하고 청약서 작성시 개인정보 입력 및 본인인증 단계도 생략한다. 로그인 수단과 동일한방법으로 전자서명 가능하며 지문·Face ID 등 간편인증을 활용해 상품가입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AI기술을 활용한 시나리오 기반 보험사기(허위ㆍ과다입원) 유의자 발굴 모듈을 개발 및 도입해 보험 사기 관리에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시스템은 AI기술을 활용하여 200여명의 보험 사기 사례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형별 특징을 파악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보험금 청구자의 사기 유사도를 측정하고 유의자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보험 사기 유의자 발굴 및 관리를 위한 배테랑 SIU를 배치한 것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시스템 도입 이후 총 500여명의 관리 대상자를 찾을 수 있었다. 재검증을 통해 40여명의 추가 관리 대상자를 선별해 관리 중이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전민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