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군살' 빼기 본격화… 사업·지분 정리해 재무 건전성 높인다
말레이 합성고무 생산회사 청산…범용 비중 ↓
해외 자회사 지분으로 자금 조달에도 나서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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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7 | 15: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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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자회사 지분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 건전성 제고에 착수했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적자가 이어져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자산 경량화와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 청산을 결정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2022년 18개이던 해외 생산법인을 14개로 줄이기로 하는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에 청산하기로 한 LUSR은 롯데케미칼과 일본의 합성고무 생산 회사 '우베엘라스토마'가 절반씩 투자해 2021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2021년을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지자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고자 하는 롯데케미칼의 전략 방향에 따라 사업을 정리했다.
LUSR 청산으로 롯데케미칼은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기초화학 비중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기초 석유화학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달했는데, 이는 중국의 석유화학 물량 공세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롯데케미칼은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를 통해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기초 석유화학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높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EG 생산법인 'LCLA'(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유상증자 지분 40%을 활용해 연내 약 6600억원을 조달한다. 확보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 부담을 낮추고 신사업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의 지분을 활용해 내년에는 약 7000억원의 자금도 조달할 방침이다. LCI는 에틸렌 100만톤 규모의 석유화학공장 건설을 위해 2016년 설립된 회사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 비율은 75.3%으로 2021년 48%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적자가 길어지면서 자체적인 현금 창출력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에도 195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때 롯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담당했으나 중국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며 재무 건전성 제고가 과제로 여겨졌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는 임원 회의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낮은 자산은 과감히 처분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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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