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마련된 펄어비스 부스에 참관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지난 16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마련된 펄어비스 부스에 참관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게임사 펄어비스 주가가 꿈틀대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 차기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에 대한 중압감 때문이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 탓에 시장 기대는 높아졌지만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증권가는 붉은사막의 흥행세가 이미 예상한 수준일 것이라 전망한다. 이미 고꾸라지고 있는 성장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벌써부터 포스트 붉은사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펄어비스 최근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13일 3만51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다음날인 14일 3만5150원으로 상승했고 15일 3만7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8일에는 종가 3만8100원을 기록, 수일 만에 8.54% 오른 것이다. 19일엔 소폭 하락한 종가 3만7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개막한 국내 최대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붉은사막 시연 부스를 마련해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이용자들에겐 처음으로 선보였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제작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광활한 파이웰 대륙에서 사명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묘사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 8월 서구권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9월 '트위치콘', 10월 게임 위크' 등에서 붉은사막을 공개해 글로벌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붉은사막은 수동 조작은 물론 사실적인 그래픽과 액션 연출까지 호평을 받으며 부산 벡스코를 달궜다. 넥슨이 제작 중인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함께 지스타의 열기를 책임졌다는 평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펄어비스 '붉은사막',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마련된 펄어비스 부스. /사진=양진원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 마련된 펄어비스 부스. /사진=양진원 기자


수익성을 개선할 정도인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6% 감소한 795억원, 영업적자는 92억원을 기록했다. PC 게임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17% 하락한 것이 배경인데 2015년 대표작 검은사막 이후 이렇다 할 신작이 없어 지식재산권(IP) 노후화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붉은사막을 위해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대내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게임스컴과 지스타는 물론 이탈리아 '밀라노 게임쇼', 북미 'PAX' 등에서도 붉은사막을 선보였다.

붉은사막은 개발지연이 된 만큼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솔 게임 특성상 초반 성과 중요한데 폭발적인 흥행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판매량을 내년과 내후년 1000만장으로 가정, 상당한 성공을 이미 반영해뒀다"며 "이는 직접 마케팅에 따른 레버리지를 반영한 수치다. 마케팅 성공 여부에 따라 500만~1000만장 사이의 성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1000만장 목표치 역시 과도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콘솔 시장에서 10만장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며 "네오위즈 'P의 거짓'이나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를 능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P의 거짓은 200만장 이상 판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게임대상 최우수상에 빛나는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200만장 미만으로 추산된다.

허진영 대표는 올해 말 붉은 사막 출시 시점을 밝힐 예정인데 붉은사막 이후 포스트 플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문제는 붉은사막 이후다. 추후 멀티 플레이 요소를 준비 중이나 제작 속도를 감안하면 2027년 이후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