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량 요소수와 요소수 첨가제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요소수 생산 공장. /사진=뉴스1
최근 불량 요소수와 요소수 첨가제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요소수 생산 공장. /사진=뉴스1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는 유럽의 환경규약인 '유로6'에 따라 환경오염 주범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택적환원촉매(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장치가 탑재된다. SCR 장치에는 촉매제인 요소수가 반드시 필요한데 만약 이를 넣지 않으면 운행이 어려워진다. 과거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벌어진 배경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요소수 첨가제'가 논란이다. 요소수 대란 이후 저품질 요소수 유통이 늘었고 이로 인한 SCR 장치 문제를 막아준다는 요소수 첨가제가 팔리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금지에서 시작된 '요소수 공급 대란' 이후 수요가 집중되는 화물차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요소수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특히 일부는 SCR 요소수 분사장치 불법 개조와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요소수 분사를 억제하는 장치를 불법으로 장착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는 요소수 첨가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가 늘고 있지만 장치가 고장나는 등의 부작용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요소수 첨가제 사용을 경고한다. 요소수 첨가제가 어떤 규정이나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만큼 관련 피해를 소비자가 떠안을 수 있다는 것.

정비 업체 관계자는 "최근 SCR 고장 트럭을 점검하면 하얀 물질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요소수 첨가제를 사용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요소수 탱크를 세척하고 새로운 요소수를 넣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불량 요소수이거나 첨가제를 잘못 넣은 경우"라고 덧붙였다.


요소수 첨가제는 'SCR 클리너'란 명칭으로 125~550ml 용량 제품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일반 승용차 기준 1만~2만원대다. 온라인 쇼핑몰 상품 페이지에서는 요소수 응고를 막아 값이 비싼 SCR 장치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성분에 대한 표시는 전혀 없다.

요소수 제조에 사용되는 요소 더미가 운반되고 있다. 제조 원리는 단순하지만 SCR 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수다. /사진=뉴스1
요소수 제조에 사용되는 요소 더미가 운반되고 있다. 제조 원리는 단순하지만 SCR 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수다. /사진=뉴스1


디젤차 운전자 A씨는 "쇼핑몰에서는 절반만 넣으라는 등의 모호한 사용법을 안내한다"며 "요소수 탱크 용량에 따라 정확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판매자 편의만 고려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용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도 안내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상용차 제조사들은 제품 설명서를 통해 요소수 첨가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공지하고 있다. 요소수 첨가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제 규격에 적합하지 않다. 인증 규격 국제표준화기구(ISO/22241)의 규정이 요소수 제조 시 첨가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응고방지제'(Anticaking agent)의 첨가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요소'와 '불순물이 없는 물'을 '법적으로 정해진 비율'로 배합해 제조한다. 하지만 첨가제를 넣으면 혼합 비율과 구성 성분에 대한 법적 기준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이나 환경적으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첨가제를 넣기보다 올바른 요소수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첨가제 사용으로 인해 SCR장치가 망가지더라도 그 피해는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며 "피해 원인을 밝혀내야 소송을 걸 수 있지만 장기간 소량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원인을 쉽게 규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상 품질 요소수만 잘 쓰면 SCR이나 DPF(디젤미립자필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요소수업계 관계자는 "요소수는 단순한 액체가 아닌 첨단 기술로 제조한 화합물"이라며 "독일 자동차 공업협회가 제정한 요소수 국제품질표준인 애드블루(AdBlue)를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유로6 디젤차를 오래 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의 안전한 운행과 대기환경 보호를 위해 불법적인 요소수 첨가제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도 자동차 및 건설기계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기능이나 성능을 저하시키는 제품의 수입·판매·진열·보관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이 통과되면 요소수 첨가제도 규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