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월 '418 시간' 운항… 제주항공, 위태로운 비행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항공기 가동시간
항공기 평균 기령도 14.4년으로 가장 높아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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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 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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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제주항공의 높은 항공기 가동률과 정비 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운항률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제주항공이지만 기체 노후화와 정비 환경 열악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항공기 가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418시간으로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355시간)보다 약 18% 높고 ▲티웨이항공(386시간) ▲진에어(371시간) ▲에어부산(340시간)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보다도 10%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 달에 400시간 넘게 항공기를 운용하는 곳은 제주항공이 유일했다.
항공기 월평균 가동시간은 항공기가 수익을 위해 비행한 총시간을 보유 항공기 대수로 나눈 값이다. 단거리 노선은 승객 탑승 대기, 이착륙 준비, 정비 등의 과정으로 항공기의 지상 대기 시간이 많아 가동시간이 장거리 노선보다 짧은 경향이 있다. 단거리 국제노선과 중·단거리 소형기체만을 보유한 제주항공의 높은 가동시간은 그만큼 빡빡한 운항 일정이 편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가동률은 항공사가 기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미로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높은 가동률을 기반으로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4804억74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높은 가동률은 항공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체 피로를 가중시켜 노후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현재 제주항공이 보유한 41대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티웨이항공(38대, 13.0년) ▲진에어(31대, 12.7년)와 비교했을 때 10% 이상 높은 수치로 기체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사고 위험성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높은 가동률을 뒷받침할 정비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안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항공기의 가동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정비 업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지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정비가 소홀해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항공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매년 급격히 증가했다. 2022년 167시간이었던 월평균 가동시간은 2023년 394시간으로 늘었고 2024년 3분기에는 418시간에 달했다.
이에 비해 항공운송 인력은 증가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항공운송 인력은 3188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3306명) 대비 3.6% 감소했다. 2022년(2833명)과 비교하면 12.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월평균 가동시간이 250%(167시간→418시간) 이상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인력 규모가 가동률 증가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지난 29일 사고 발생 직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도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정비사는 "타 항공사보다 1.5배 많은 업무량을 소화해야 해 언제 큰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비사들이 과중한 업무를 떠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은 MRO(항공정비)시설을 갖추지 못해 안전에 취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은 기체 결함 등을 대비해 항공기를 여력기로 대기시키지만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대부분을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높은 가동률이 효율적 운영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빠듯한 일정이 정비 시간 단축과 안전 소홀로 이어질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중·단거리 노선 위주인 제주항공의 높은 운항률은 그만큼 수익성에 치중한 경영 전략을 펼친 것을 방증한다"며 "가동률이 높아지는 만큼 기체 이상이나 고장에 신속히 대처할 정비 문제를 더욱 철저히 하고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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