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송환됐다. 사진은 지난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될 당시의 권씨. /사진=로이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송환됐다. 사진은 지난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될 당시의 권씨. /사진=로이터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결국 미국으로 송환됐다.

31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매체 비예스티는 몬테네그로 경찰청이 이날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수배 중이던 한국 국민 권도형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씨는 몬테네그로 법무부 결정에 따라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미국에서 형사 절차를 밟기 위해 미국 법 집행 기관으로 인도됐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발생 한 달쯤 전인 2022년 4월 한국을 출국해 11개월간 해외에서 도피 행각을 벌였다. 이후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코스타리카 국적 위조 여권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돼 현지 법원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형기를 마친 권씨는 하지만 금융 사기 혐의를 수사하던 한국과 미국 정부가 동시에 신병 인도를 요구하면서 몬테네그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구금 기한이 연장됐다. 하지만 구금 기한 만료로 출소해 외국인수용소로 옮겨졌다.


권씨는 당초 포드고리차 법원 판단에 따라 한국 송환이 결정됐다. 하지만 지난 4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고 결국 법무부 장관의 재량에 따르도록 했다.

결국 보얀 보조비치 법무부 장관은 권씨를 한국으로 인도하는 대신 미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


권씨는 국내에서 재판받길 원했다. 한국은 경제 사범에 대한 최고 형량이 약 40년인 반면 미국은 개별 범죄별 형을 합산하는 일명 병과주의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권씨가 미국으로 송환되면서 국내에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형량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